漢文學/詩話叢林

[스크랩] 慵齋叢話 35

지누1 2016. 7. 28. 18:29


(35) 獨谷與騎牛李先生相好 一日往訪不遇 書于門柴曰 德彛不見太平年 八十逢春更謝天 桃李滿城香雨過 謫仙何處酒家眠 又於少時 趙侍中邀座主開讌 獨谷卽於席上 作賀詩曰 得士方知座主賢 侍中獻壽侍中前 天敎好雨留歌客 風送飛花落舞筵 左右皆歎服 昌寧府院君聞而責之曰 士之忌才 甚於妬婦 汝何不讓 敢先賦之 其不思保身之術乎 當時叔季 人多忌才相害 故其言及此

 

독곡이 기우 이선생과 서로 가이가 좋았는데, 하루는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자, 사립문에다가 이런 시를 섰다.

 

덕이는 태평한 세상을 보지 못하였는데

여든에 다시 봄을 만났으니 하늘에 감사하도다.

성에 만발한 도리에 향그런 비가 지났는데

귀양 중인 신선은 어느 곳에서 잠들었는가.

 

또 젊었을 때, 조시중이 좌주를 맞아 잔치를 벌였는데, 독곡이 즉석에서 축하시를 지었다.

 

선비를 얻어야 바야흐로 좌주의 어짊을 아나니

시중이 시중 앞에 헌수를 하도다.

하늘이 좋은 비 내려서 가객을 머물게 하고

바람은 꽃잎을 날려 춤추듯 연회석에 떨어뜨리네.

 

좌우에 있는 이들이 모두 탄복하였는데, 창녕부원군이 듣고 책망하기를, 선비가 재주 있는 사람 꺼리기를 샘 많은 계집보다 심하게 하거늘 어찌하여 너는 사양하지 않고 감히 먼저 시를 읊어 몸을 보전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당시는 말세여서 사람들이 재주를 시기해서 해하는 일이 많았던 까닭에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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