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文學/詩話叢林

[스크랩] 秋江冷話 13

지누1 2016. 8. 18. 09:44


(13) 姜仁齋希顔少有才藝 晩年登楊州樓院 有小詩三篇 其一篇曰 靑山何處不爲廬 坐對靑山試一噓 簪笏十年成老大 莫敎霜髩賦歸歟 永川君定 字安之 見而拜之 且批曰 此詩逼眞 非徐卽李 時徐居正 李承召擅詩名 故爲定所服也 後定過樓下 見前批 下有書曰 此詩有江山雅趣 無一點塵埃 必非世儒拘於結習者所作 且夫天地之大 江山之奧 豈無人才 而必推徐李 是何孤人才蔑人類太甚耶 定見書 大悔恨 抹其前批 今之晋山世稿 三篇皆不載 惜乎 輯選之不博也

 

인재 강희안은 젊어서 재예가 있었고, 만년에 양주 누원에 올라 시 세 편을 지었는데 그 중 한 편은 이렇다.

 

푸른 산 어디엔들 띠집 하나 못 엮으랴

푸른 산과 마주앉아 한숨 한 번 내쉬세.

벼슬살이 십 년에 다 늙어 빠졌으니

흰머리로 귀거래를 짓게 하지를 말게나.

 

영천군 정의 자는 안지인데 보고는 경의를 표하고 또 이 시는 핍진하니 서 아니면 이가 지은 것일 거다라 평했다. 그때에는 서거정과 이승소가 시명을 드날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이 감복한 것이다. 훗날 정이 누각 아래를 지나면서 먼저의 평을 보니 아래에 글이 있었는데, 이 시는 강산의 아취가 있어 한 점 티끌도 없으니 세상의 속된 선비가 시작법에 얽매어 지은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또 천지가 크고 강산이 깊은데 어찌 인재가 없어 꼭 서와 이만 추켜세우는가. 인재를 저버리고 사람을 멸시함이 어찌 이다지도 심한가라 쓰여 있었다. 정이 글을 보고는 크게 후회하여 그 전의 평을 지워버렸다. 지금의 진산세고에 세 편 모두 실려 있지 않다. 널리 뽑아 싣지 못한 것이 아깝도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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