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文學/詩話叢林

[스크랩] 謏聞瑣錄 43

지누1 2016. 12. 25. 02:18


(43) 吾鄕崔先生台甫天順 己卯春 與進士李淑璜 許詢李從周同赴鄕試 馬上忽夢 垂楊裊裊간들어질요휘늘어질타于馬首 覺而異之 說與同行 許生曰 垂楊之狀 正似靑盖 汝夢其甚奇 吾當買之 先生曰 吉兆已定 何可買 果捷鄕圍 遂與佔畢齋季昷 同赴會試于京 先生曰 君才高 必占巍科 吾無附驥之望 畢齋曰 昔孫僅與弟何同詩 兄爲榜頭 弟次之 吾二人 安知不爲僅何 因賦一絶曰 池塘靑草雨痕多 人道吾行是僅何 莫恨狄家春色晩 滿城桃李未開花 道有行脚僧 以柱枝擎圓笠 而前導 其狀似盖 畢齋曰 是亦禎也 相與諧謔而行 是歲竟皆登第

 

우리 고향의 최태보 선생이 순천 기묘년 봄 진사 이숙황 허순 이종주 등과 함께 향시를 보러 갔다. 마상에서 홀연 꿈을 꾸었는데 수양버들이 바람에 흔들려 말머리에 휘감기고 있었다. 꿈을 깨고는 이상하게 여겨서 동행들에게 이야기하니, 허생이 말하기를, 수양버들의 모양이 바로 푸른 덮개 같으니 자네 꿈은 그것이 기이하네. 내가 그 꿈을 사겠네라고 했다. 선생이 말하기를, 길조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어찌 살 수가 있는가?라 했다. 과연 그는 향시에 합격했다. 드디어 점필재와 함께 서울로 회시를 보러 갈 때 선생이 말했다. 자네는 재주가 뛰어나니 꼭 장원을 하겠지만, 나는 기대를 걸 데가 없다네. 점필재가 말하기를, 옛날에 손근과 그 아우 손하가 함께 시험을 보러 갔는데 형제가 1,2등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 두 사람이 어찌 손근과 손하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 하고서는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연못 가의 푸른 풀에 비 흔적 많은데

남들은 우리 일행을 손근과 손하라고 말하네.

북쪽 오랑캐의 집안에 봄색이 늦는다고 한하지 마소.

온 성중 도리화도 아직 피지를 아니했는 걸.

 

길에는 걸어가는 중이 있었는데, 지팡이로 둥근 삿갓을 받쳐들고 앞에서 인도하고 있었다. 그 형상이 마치 덮개 같았다. 점필재가 말하기를 이 역시 좋은 징조로다 하고서는 서로 히히덕거리며 갔다. 이 해에 마침내 둘 다 과거에 급제를 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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