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文學/詩話叢林

[스크랩] 稗官雜記 20

지누1 2017. 4. 8. 03:03


(20) 冲菴金公 嘗遊通川之叢石亭 題詩六首 後 郡守 毁其板 因而逸其二篇 嘗覽四佳東人詩話 金英憲之垈 題詩義城館樓 爲一時膾炙 及樓火於兵 板隨以亡 後數十年 縣監吳迪莊之女 發狂亂語 忽咏出金詩 以爲鬼物亦愛詩 使復傳於世 若通之爲郡亦 無鬼物之愛詩者 可惜也 今錄四詩于下 其一曰 絶嶠丹崖滄海陬모퉁이추 孤標夐멀형邈卽蓬丘 硬根直揷幽波險 削面疑經巧斧修 鰲柱天高殘四片 羊碑峴古杳千秋 鶴飛人去已寥廓 目斷碧雲空自愁 其二曰 千古高皐叢石勝 登臨寥落九秋懷 斗魁鏟彩隳무너뜨릴휴碧海 月宮借斧削丹崖 巨溟欲泛危巒뫼만去 頑骨長衡激浪排 蓬島簫笙空淡竚우두커니저 夕陽搔首寄天涯 其三曰 八月十五叢石夜 碧空星漢淡悠悠 飛騰桂影昇天滿 搖攘銀光溢海浮 六合孤生身一粒 四仙遺躅鶴千秋 白雲迢遞萬山外 獨立高丘杳遠愁 其四曰 雲沒秋晴淡碧層 淸晨起望太陽昇 光涵海宇初呑吐 彩射天衢忽湧騰 幽窟老龍驚火焰 深林陰鬼失依憑 人間昏黑從今廓 欲向崦嵫爲繫繩

 

김충암이 일찍이 통천 총석정을 유람하면서 시 여섯 수를 지었는데, 훗날 군수가 그 시판을 부숴버려서 둘째 번 시는 일실되고 말았다. 일찍이 서거정의 동인시화를 보니 영헌 김지대가 의성관루에 시를 써서 당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데 누대가 병란으로 타버려 시판도 따라서 없어졌다. 그 뒤 수십 년이 지나 현감 오적장의 딸이 미쳐서 함부로 말을 하다가 갑자기 김지대의 시를 읊었는데, 귀신도 시를 좋아해서 세상에 다시 전하게 했다고 여겼다. 통천도 그런 군이 되었으면 하지만 시를 좋아하는 귀신이 없는 것이 애석하다. 이제 충암의 네 시를 아래에 기록한다.

 

그 하나.

 

끊어진 산길 붉은 절벽 푸른 바다 언덕에

멀리 외로이 보이는 것은 봉래 언덕이라네.

단단한 뿌리는 바로 험한 물결 속에 꽂혔고

깎은 앞면은 공교로운 도끼로 다듬었으리.

하늘 높이 솟은 자라기둥은 네 조각 남았고

옛 고개에 서 있는 양호의 비는 천 년 세월 아득하네.

학은 날고 사람도 떠나가니 적막하기만 하고

푸른 구름 끝을 바라보노라니 그냥 근심만 쌓이네.

 

그 둘.

 

천고의 높은 언덕 총석정의 빼어난 경치

올라보니 쓸쓸한 가을의 회포에 젖어드네.

두괴는 광채를 갈무리 푸른 바다로 기울고

월궁의 도끼 빌려와 붉은 절벽을 깎았다네.

큰 바다는 높기만 한 산봉우리를 떠내려보내려는 듯

단단한 뼈대 긴 격랑을 물리치도다.

봉래도 통소와 피리소리 부질없이 기다리노라니

석양에 머리 긁적거리며 하늘가에 기대었네.

 

그 셋.

 

한가위 총석정의 밤

푸른 하늘에 은하수 아스라이 반짝반짝

날아오르는 계수나무 그림자 하늘에 가득하고

출렁거리는 달빛은 바다에 흘러넘치네.

천지간 외로운 몸 한 낱 좁쌀인데

사선이 남긴 자취 학처럼 천 년을 전하네.

흰 구름 아득히 멀고 먼 만산 밖

외로운 높은 언덕에 홀로 서니 아득한 근심이로다.

 

그 넷.

 

구름 사라지고 가을은 맑아 하늘은 푸른데

맑은 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바라보네.

빛이 바다를 덮으니 해를 삼켰다 토했다

붉은 빛이 하늘은 쏘더니 홀연 솟아오르네.

그윽한 굴 속 늙은 용은 불꽃인가 놀라고

깊은 숲속 음귀는 의탁할 곳을 잃었도다.

인간의 어두운 것이 이제 환해지리니

노경에 끈으로 잡아매 두려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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