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於于野談 27
27) 近來學唐詩者 皆稱崔慶昌李達 姑取其善鳴者而錄之 崔慶昌過李長坤故宰相家 有詩曰 門前車馬散如烟 相國繁華未百年 村巷寥寥過寒食 茱萸花發古墻邊 又如中原有將軍戰死 作挽詞曰 日沒雲中火照山 單于兵近鹿頭關 將軍自領千人去 夜渡灑河戰未還 李達過崔慶昌于靈光 有所眄妓 適見商人賣紫雲段 卽走翰呈慶昌曰商胡賣錦江南市 朝日照之生紫烟 佳人政欲作捃帶 手探粧奩화장상자렴無直錢 慶昌報之曰 若論此詩價 豈直千金錢 縣小資不能稱意 遂於一句 准白粒十石 合四十石遺之 其他 客海上有詩曰 碧海波空雲影涵 白鷗無數上苔巖 山花落盡不歸去 家在石峰江水南 又有曰 寒林烟碧鷺絲飛 江上人家 掩竹扉 斜日斷橋人去盡 滿山空翠滴霏눈펄펄내릴비微 又慶昌詩曰 茅菴寄在白雲間 長老西遊久未還 黃葉飛時疎雨過 獨敲寒磬宿秋山 皆淸淡可尙 但此人等 只事小詩 元學不裕 終不大嗎꾸짖을마如古人 可惜
근래 당시를 배운 이로 모두 최경창 이달을 일컬으므로, 좋다고 알려진 시를 취하여 기록한다. 최경창이 이장곤 옛 재상의 집을 지나다가 시은 시.
문 앞의 거마들 안개처럼 흩어졌고
상국의 화려한 영화도 백 년을 가지 못했네.
쓸쓸한 촌길에 한식도 지나고 나니
옛 담장가에는 수유화만 피어 있네.
또 중국에 갔다가 어떤 장군이 전사하자 만사를 지었다.
해 지자 구름 가운데 불빛이 비치더니
선우의 군사가 녹두관에 밀려오네.
장군이 스스로 군사 천 명을 거느리고 가더니
밤에 노하를 건너가 싸우다 돌아오지를 않네.
이달이 영광의 최경창에게 들렸을 때, 사랑하는 기생이 있었는데 마침 장사꾼이 구름 같은 보라빛 비단을 파는 것을 보고는 붓을 달려 최경창에게 주었다.
장사꾼이 강남 저자에서 비단을 파는데
아침 해가 비추니 보랏빛 안개 피어오르네.
미인은 치마를 지어 입고 싶어하는데
손으로 상자 속 뒤져도 돈 한 푼 없네.
최경창이 답하기를, 이 시의 값을 논한다면 어찌 천금만이겠는가? 고을이 작아 재물이 그 뜻을 기릴 수 없을 것이오라 하고서는 마침내 한 구절에 쌀 열 섬씩 쳐서 도합 사십 석을 보내주었다. 그 밖에 바다를 떠돌며 시를 지었다.
푸른 바다 맑은 물결에 구름 그림자 잠겼고
떼 지은 갈매기 이끼 낀 바위에 오르네.
산의 꽃 다 이울어도 돌아가지 못하니
내 집은 바위 꼭대기 강물 남쪽이라네.
또.
찬 숲에 안개 푸르고 해오라기는 나는데
강가 인가엔 사립문 닫혔네.
해 저물자 다리목에 오가는 이 끊기고
온 산에 푸른 기운 아련도 하구나.
또 최경창의 시.
띠집은 흰구름 새에 걸려 있고
어르신은 서쪽으로 유람가셔 돌아오지 않네.
누런 잎 날릴 때 부슬비 지나는데
차디찬 풍경 소리에 홀로 가을 산에서 잠드네.
모두 청담하여 가상하지만 이 사람들은 다만 짧은 시를 일삼았고, 원래 학문이 넉넉하지 못하여 끝내 옛 사람처럼 크게 울리지는 못하였으니 가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