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은 그런 대로 적응을 잘 주었다. 가끔은 쫓기기도 하지만 눈치껏 잘도 살아 남았다. 참 고맙다. 그래서 그는 어울려서 잘도 논다. 눈치도 잘 본다. 갈기를 세워서 싸우기도 한다.
온통 내 관심사는 백봉이 살아남는 거다. 백봉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견디어내고 또 눈치껏 수컷의 역할도 하러 든다. 대부분은 실패로 끝이 나지만 그는 시도는 한다. 아직은 암탉들이 어린 처녀(?)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동물 세계에서는 절대로 강제 섹스는 없다. 서로가 합의가 아니면 없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동물에게서 백 번이라도 배워야 한다.
이제 그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 가족 수 여섯.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암탉 5, 수탉 1. 그런 줄 알았다. 훗날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그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수탉은 원래 새벽에는 시간을 알리는표시로 우는 것이 정상 아닌가? 그런데 그 동안에는 백봉의 울음만 있었으니까..........
잘 때는 이렇게 휏대에서 제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적응을 못해서 죽어나가는 염려는 덜어내도 될성싶다.
그리고는 어느날 이런 初卵을 낳았다. 그것도 자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맨땅에 낳아서 시커멓게 흙이 묻어 뭔지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아내가 혹시나 하고 주워서 씻어 보니 멀쩡한 달걀이더란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인가!
우리집에 내린 서광이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선물을 줄 것인가? 그동안의 고생이 싹 달아난다. 닭들이 그렇게 기특해 보일 수가 없다. 오늘은 아침에 내가 만들어준 볏집 둥지에 곱게도 알을 낳아 놓았다. 암탉이 네 마리니 어느 닭이 낳은 것인지 모른다. 초란 같아 보이니 같은 닭이 낳은 것 같지는 않다. 어느 녀석이 그런 기특한 짓을 했는지 귀엽다. 아니 사랑스럽다.
이들이 우리 내외의 살아움직이는 장난감(?)이다. 내일도 저들은 우리에게 기쁜 선물을 줄 거다.
아침에는 백봉이 오골계와 사랑을 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럼 우리는 유정란을 얻게 될거고.............. 모든 일에 감사 감사 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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