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俗傳 學士鄭知常嘗肆業山寺 一日夜 月明獨坐梵閣 忽聞詠詩聲曰 僧看疑有刹 鶴見恨無松 以爲鬼物所告 後入詩院 考官以夏雲多奇峯爲題 而押峯韻 知常忽憶此句 仍續成 書呈 其詩曰 白日當天中 浮雲自作峰 僧看疑有刹 鶴見恨無松 電影樵童斧 雷聲隱寺鐘 誰云山不動 飛去夕陽風 考官至頷聯 極稱警語 遂置之嵬級云 僧看鶴見一聯雖佳 其他皆是穉髫語 何所取而至於去魁 未可知也

 

세상에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학사 정지상이 일찍이 산사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 달 밝은 날 밤 절간에 홀로 앉아 있었는데 홀연 시를 읊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님이 보고는 절이 있나 의심을 하고

학이 보고는 소나무가 없음을 한탄하네.

 

지상은 귀신이 하는 짓이라고 생각을 했다. 훗날 과거장에서 시험관이 하운다기봉으로 시제를 삼고 봉자로 운을 달도록 했다. 지상이 문득 이 구절을 생각해 내서 이에 재빨리 완성해서 써 올렸다. 그 시는 이러하다.

 

밝은 해 하늘 가운데 있고

뜬구름은 저절로 산봉우리를 만드네.

스님이 보고는 절이 있나 의심을 하고

학이 보고는 소나무가 없음을 한탄하네.

번개는 초동의 도끼 닮았고

우레소리 산사의 종소리로다.

누가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는가

석양녘 바람에 날려가는구나.

 

시험관이 함연에 이르러서 경어라고 극찬을 하고는 장원 자리에 올려놓았다 한다. 스님이 보고, 학이 보고 한 연은 비록 아름다우나 그 외에는 모두 어린애의 말과 같다. 무엇을 취해서 장원의 자리에 놓았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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