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余夢遊深山迷路 至一洞 樓臺明麗頗異 問傍人 是何處也 曰 仙女臺也 俄有美人六七人 開戶出迎入坐 苦請詩 余卽唱云 路入玉臺呀碧戶 翠蛾仙女出相迎 諸女頗不肯之 余雖不知其故 遽改曰 明眸皓齒笑相迎 始識仙娥亦世情 諸女請續下句 余讓於諸女 有一女續之云 不是世情能到我 爲憐才子異於常 余曰 神仙亦誤押韻耶 遂拍手大笑 因破夢 余追續之曰 一句才成驚破夢 故留餘債擬尋盟

 

나는 꿈에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어떤 마을에 가게 되었는데, 누대는 밝고 아름다워서 자못 기이했다. 옆 사람에게 이곳은 어디냐고 물었더니, 선녀대라고 했다. 이윽고 미인 6,7인이 문을 열고 나와 맞아들여 들어가 앉으니 굳이 시를 청했다. 내가 즉시 시를 지어 읊조렸다.

 

길 따라 옥대에 드니 푸른 문 열려 있고

비취 같은 예쁜 선녀들이 나와 맞아주네.

 

모든 여자들이 자못 이 시에 수긍하지 않았다. 나는 비록 그 까닭은 알지 못했으나 곧 고쳐 읊었다.

 

맑은 눈동자 흰 이로 웃으며 맞이하니

선녀 역시 세정이 있음을 비로소 알겠노라.

 

모든 여자들이 다음 구절을 이을 것을 청했지만 나는 여자들에게 양보를 했더니 어떤 여인이 이렇게 이었다.

 

속세의 정이 아니면 우리에게 올 수 있었으랴

그대를 사랑함이 심상함이 아니로다.

 

내가 말했다. 신선도 역시 압운을 틀립니까? 드디어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바람에 꿈에서 깨었다. 나는 추후에 이렇게 이었다.

 

한 구절 겨우 이루고 놀라 꿈을 깨니

일부러 나머지 빚을 남겨 다시 만날 기약을 하려 함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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