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柳根按節湖西時 與諸倅大宴于拱北樓 徹夜酣樂 醉興方濃 忽聞鷄鳴聲 問曰 此何聲也 盖嫌其夜已向曙也 有妓陽坮雲 故對之曰 此乃江邊白鷺聲也 根喜其所對 迎合己意 稱其敏慧 仍令座中賦詩 洪鸞祥 文士也 時以文義倅 亦與焉 先占一絶曰 酒半高樓畵燭明 錦城絲管正轟轟 佳人恐款風流興 笑道鷄聲是鷺聲 方伯覽而稱賞 一時膾炙 湖西士人 以末句作爲題 多有賦之者云

 

유근이 호남 안절사였을 때 여러 선비들과 홍북루에서 큰 잔치를 벌이고 밤을 세워가며 즐겼다. 취흥이 바야흐로 익어갔을 때 문득 새벽 닭 우는 소리를 듣고는, 이 무슨 소린가? 하고 물었는데 아마도 밤이 다 가고 동이 터오는 것을 싫어한 것일 것이다. 기녀 양대운이, 그래서 이는 강변의 백로가 우는 소리지요라 하니, 유근이 그 대답이 자기의 뜻에 영합한 것이라 기뻐하며 그 지혜의 민첩함을 칭찬하고는 곧 좌중에 시를 짓게 했다. 홍난상은 문사인데 이 때 문의현감으로서 역시 함께 있었는데 먼저 일절을 지었다.

 

술 거나한 고루에 밝은 촛불 그림 같은데

금성의 풍악소리 정말 우렁차기도 하구나.

미인은 풍류 흥취 없어질까 봐

웃으며 새벽닭소리를 백로소리라 하는구나.

 

유근이 보고서는 칭찬해 마지않았고 당시에 회자하여 호서의 선비들이 끝구절로 제목을 삼아 시를 짓는 이가 많았다고 한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於于野談 33  (0) 2018.11.20
[스크랩] 於于野談 32  (0) 2018.11.19
[스크랩] 於于野談 30  (0) 2018.11.16
[스크랩] 於于野談 29  (0) 2018.11.15
[스크랩] 於于野談 28  (0) 2018.11.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