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中國文士 文鑑甚明 朱天使之蕃曰 朝鮮雖小邦 用閣老 必選文章極高者 首閣老柳永慶 文章最高 每見其詩 擊案稱善曰 東方第一文章也 時 領相柳永慶 每令同知崔岦製之 皇華集 以柳永慶爲名者 皆崔岦之詩也 岦嘗與二宰相連名 呈文于遼東 時都御史顧養謙 展帖轎上 引三宰相于前曰 高哉 是誰文章 曰 第二宰相 養謙熟視之 以手指批點于帖上曰 詩文 雖中國 亦罕倫也 余嘗赴天朝時 我國有喪 請免宴 呈禮部 禮部牢却不許 七郞官傳示其文 相顧動色 舌人立于庭 終朝至日昃 而不皂하인조白 只巡觀者三四回 舌人請還其帖 郎官曰 留之部中 其年 鄭經世呈文禮部 郎官稱善 允其請曰 此事甚難 爲使臣文章之佳 特允其請 諸郎官極稱引 仍相與言 此文雖佳 不如前來使臣柳某之文 其文高古倍此 而以事體不當 不准其請 東方信多文章士也 其年 余過永平府萬柳庄 庄卽鴻臚살갗려丞도울승李浣之別業也 余題七言律十六韻于紛壁 時 日昏 秉燭而題 一老秀才來觀曰 唉그래애 佳作 佳作 韓御史應庚 李浣之妻弟也 與隣居文士白翰林瑜來觀稱譽 刻板懸之壁 自古 中國文士小我邦人 數百年來 沿路數千里 無一篇我國詩懸于板者 懸板 自我國始 其亦榮矣 余觀題詩萬柳庄者 前後幾百篇 余所題 又非有大異者 而中國文人 獨於此 揭之壁 其文鑑 亦異於我國之文士也 其詩曰 巾我河車指玉京 諸天無際是三淸 朝來失路靑霞逈멀형 物外沾더할첨衣白露生 恠石當溪蹲웅크릴준老虎 暗鍾隱郭吼울후長鯨 茅龍展尾紆굽을우淸磵 遼鶴舒翎抗畵甍용마루맹 翳일산예日凉陰藏小店 拂天高柳滿平坰들경 臨風裊裊간드러질요齊垂線 匝돌잡地森森亂擢莖 嫩어릴눈葉正濃紅女織 新枝初暢葆풀더부룩할보蕤드리워질유傾 酡불그레해질타顔繫馬尋芳興 玉手攀條惜別情 逕糝나물죽삼白氈모전전飄落絮 門張翠幄휘장악擲流鶯 凋霜喙木秋聲急 殘綠寒蜩매미조夕吹輕 萬里三遊人不識 天高地逈我何征 神仙縹緲吾身是 山海微茫上界行 綉수놓을수闥문달朱門淸晝掩 寒林衰草暮鴉갈가마귀아鳴 風烟淡淡愁山色 歌曲悠悠送水聲 鶴背明朝參北極 鰲頭歸路杳東瀛 烟波夢斷盧龍塞 鄕客應尋舊姓名
중국 문사들은 글을 보는 눈이 아주 밝다. 중국 사신 주지번이, 조선은 비록 작은 나라이나 대신은 반드시 문장이 아주 뛰어난 이를 뽑아 등용을 했는데, 수석 대신 유영경이 문장으로는 최고라고 하면서, 그 시를 볼 때마다 서안을 치며 좋다고 칭찬하고는 ‘동방 제일 문장이로다.’라 했다. 그때 영상 유영경이 매번 동지 최립에게 짓게 했다. 황화집에 유영경의 이름으로 된 것은 모두 최립의 시다. 최립이 일찍이 두 재상과 연명으로 요동에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 도어사 도양겸이 가마 위에 필첩을 펴고서는 삼재상을 앞에 불러서, “뛰어나도다, 이는 누구의 문장인가?”라 했다. “좌의정의 것입니다.”라 했다. 고양겸이 자세히 보고서는 손가락으로 비점을 찍으며 “이런 시문은 비록 중국이라도 드물 것이다.”라 했다.
내가 일찍이 중국 조정에 갔을 때 우리나라에 초상이 나서 연회를 면하게 해 달라는 청원을 예부에 올렸으나 예부 뇌각이 허락하지 않았다. 칠낭관이 그 글을 돌려가며 보고는 얼굴색이 변하였다. 통역관을 뜰에 세워두고 아침이 지나 해가 기울도록 흑백을 가리지 않고 다만 순시만 서너 번을 할 뿐이었다. 통역관이 그 첩을 돌려주기를 청하자, 낭관이 “부중에 그냥 두라.”라 했다. 그해 정경세가 예부에 글을 올리니 낭관이 좋다고 칭찬을 하고는 그 청을 허락하며, “이 일은 아주 어려우나, 사신의 문장이 좋기에 특별히 그 청을 허락하는 것이다.”라 했다. 여러 낭관들이 아주 칭찬을 하며 불러다가 곧 서로 함께 이야기하기를, “이글이 비록 좋기는 하나 전에 왔던 사신 유모의 글만은 못하다. 그 글의 고고한 맛은 이보다 배는 좋다. 그러나 사체로서 그 청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 동방에는 문장을 하는 선비가 정말 많다.”라 하였다.
그해 내가 영평부 만류장을 지나는데 장은 곧 홍려승 이완의 별장이었다. 내가 칠언율시 16운을 흰벽에 썼다. 그때는 해가 져서 촛불을 잡고 썼다. 어떤 수재 노인이 와서 보고는 “그래! 좋다 좋다”라 했다. 어사 한응경은 이완의 처제다. 이웃에 함께 사는 문사 한림 백유가 와서 보고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판에 새겨 벽에 걸었다. 예부터 중국문사보다 우리나라 사람을 업신여겨, 수백 년을 내려왔으므로 수천 리 길을 따라 우리나라 시가 판에 걸린 것은 한 편도 없었는데, 판이 내걸린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니 그 역시 영광이다. 내가 만류장에 걸린 시 전후 수백 편을 보아도, 내가 쓴 것과 또 크게 다른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중국문인들이 유독 이 시를 벽에 건 것은 그들의 글을 보는 것이 우리나라 문사들과는 다른 것 같다. 그 시.
내 수레에 휘장을 덮어 옥경을 향할 때
하늘은 끝이 없으니 이곳이 바로 하늘인가
아침에 왔다가는 머나먼 푸른 놀 속에 길을 잃고
세상 밖 젖은 옷에 흰 이슬 맺히누나.
시냇가의 괴석은 웅크린 늙은 호랑이이요
성곽에 감추어진 은은한 종소리는 큰 고래 울음소리네
모룡은 꼬리를 펼쳐 푸른 시내에 서렸고
요학은 채색한 용마룻대 위를 날고 있네.
햇빛을 가려 서늘한 자그마한 집
하늘까지 뻗친 버들 먼 들에 가득하네
바람에 하늘하늘 실가지 드리웠고
지상에 빽빽히 솟아난 줄기 어지럽기도 하구나
어린 잎사귀 곧 짙어지면 길쌈하는 여인네들 베를 짜고
새 가지 뻗어나니 일산을 기울인 듯
취한 얼굴로 말을 매니 봄을 찾는 흥이요
섬섬옥수로 휘어잡는 가지는 석별의 정이라
길에 흰 담요를 펼친 듯 버들 솜 어지러이 날고
문에는 푸른 휘장을 친 듯 꾀꼬리 어지러이 나네.
서리에 시들어 딱따구리 가을 소리 급하고
푸른 잎 진 뒤 매미소리 저녁녘에 가늘구나.
만 리에 세 번 놀아도 사람들은 아지 못하고
하늘은 높고 땅은 머니 나 어디로 가야 하나
아득한 이 내 몸이 신선 같은데
산과 바다 아득하니 하늘나라로 가는 건가
수놓아 붉은 문 맑은 낮에도 닫혀 있는데
쓸쓸한 숲 시든 풀 속에 밤까마귀 우짖네.
바람 불어 옅은 안개 속 근심스런 산빛인데
잔잔한 노랫소리는 물소리인 양 들려오네.
학을 타고서는 내일 아침 북극성 배알코자
동해바다 삼신산 돌아갈 길 아득하구나.
노룡 변방 안개 낀 물결에 꿈을 깨니
고향 손이 응당 옛 이름 찾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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