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무더운 날씨다. 예초기를 들고 풀을 한동안 깎다가는 눈에 들어오는 귀여운 친구들이 있어 찰칵으로 바꾸어 들고는 산행에 나섰다.
온통 우거진 숲이라 혹시라도 긴댕이가 있을까 저어해서 조심스럽다. 장화를 신었더니 미끄럽기 그지없다. 찰칵에 당근 삼각대를 장착해서 들고 나섰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원추리다. 그야말로 원추리 밭이다.
원추리 색깔도 곱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도라지밭이 펼쳐지는데 그곳에 요녀석 둘만 피어 있다. 나머지 녀석들로 웃을 날이 있기는 있을 텐데, 아직은 소식이 없다. 온통 희고 또 보라색으로 뒤덮일 거다.
도라지
봄에는 이 녀석이 곱게도 꽃주머니를 늘여뜨렸더니 이제는 제법 동그란 열매를 매달고 있다.
둥글레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에는 까치수영이 하얗다.
까치수영
여기저기 하늘말나리가 한창이다. 그 색깔이 곱기도 하다.
하늘말나리
꽃술이 환상이다.
수풀 속에는 이 작은 좀작살나무가 숨어 있었다. 하마터면 존재마저 모를 뻔했다.
좀작살나무
산봉우리를 향해 오르다가 덥고 모기란 놈이 헌혈하라 자꾸 보채서 내려오려다 행여나 하고는 벌안을 한 번 보기로 했다. 저 연약한 작은 녀석이 딱 한 그루 숨어 있었다. 단연 오늘의 장원이다. 반쯤 핀 녀석. 서울나들이 후에 오면 다 피어서 날 반겨줄까? 아니면 벌써 저버리고 말까?
타래난초
타래난초
무덤가 벌안에는 띠들도 듬성듬성
행여나 어떤 녀석 날두고 반길까 봐
아쉬워 발길 못돌려 주섬주섬 했더니
고사리 샌 잎새 새 치솟는 보라 꽃잎
줄줄이 엮어 달려 내 눈을 끌더니만
다울꼬 층층이 달린 타래난초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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