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늦을새라 어제밤부터 마음이 바빴던 터라, 아침 슬슬이 주행을 마치고 아침을 먹자마자 감따는 대나무와 양동이 하나를 들고 나서다 혹시나 해서 찰칵도 챙겨 들었다. 산에는 가기도 전에 뒤안에 오래된 산감나무가 한 그루 있어 그걸 먼저 따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서 보니 감은 몇 개 달리지도 않았다. 저도 이제는 늙었다는 유세인 성싶었다. 한 열 개나 땄을까? 아예 단념을 하고는 주위를 돌아보니 빨간 이질풀, 흰이질풀과 미나리아재비가 한 송이 눈인사를 보내온다. 반갑기 그지없다.
언덕을 타고 오르니 그곳에 며느리밑씻개가 곱게도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 예쁜 꽃에 그런 이름이 붙다니, 줄기와 잎에는 가시가 다닥다닥 나 있다. 그걸로 밑을 씻으라니? 참 우리네 조상님들은 어찌 그리 모질었을까? 그 며느리도 누군가의 귀한 딸이고, 또 누군가의 어머니가 될 터인데........
한동안 탐사를 아니 했더니 게으른 나를 나무라기라도 한다는 듯이 층층잔대가 다 시들어 가고 있었다. 여기 저기 많기도 한 층층잔대.
풀숲에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참취가 한창이다.
생각지도 않은 올밤나무가 있어 올해 처음 열리기 시작했나 보다. 저렇게 삼형제를 안고서는 나동그라져 있다.
여름날 한 차례 깎아준 풀숲이 다시 자라 우거진 속에 저 녀석 흰꽃닭의장풀이 곱게도 웃고 있다.
쥐꼬리망초가 지천이다.
늦깎기도라지 한 송이.
파리풀이 자태도 곱다.
며느리밥풀이 수줍은 양 색깔도 곱다.
새팥
좀싸리 하나가 풀숲에 숨어 있다.
다 내려오는 길에 층층잔대가 그래도 남아 있어 반가운 김에 찰칵.
무릇이란 녀석이 잔디밭에 고고하게도 서 있다.
산꼬들배기 저도 한 자리 달란다.
생긴 대로 이름도 그럴 듯하다. 탑꽃
이 녀석은 지천으로 피어 있던 맥문동이다.
꿩의다리
짚신나물
그렇게 하루가 간다. 너무 오래 비워두었다고 그들은 투정이 심하다. 벌써 꽃잎을 접었나 하면 타래난초를 보여줬던 그 벌안은 무덤 주인이 벌써 벌초를 해 버려서 무엇인가 피어 있으리란 내 기대를 무참하게 했다. 지 게으른 탓을 해야지 누굴 탓하랴!
용담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풀숲을 아무리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추석이나 지나얄까 보다. 따려던 땡감(이건 소정 선생 광목 옷에 염색할 감들이다)과 조생종 밤을 한 양동이 채워서 들고 내려오는 온 몸이 그냥 땀이다. 땀 냄새 따라 문선생께서 헌혈하라 야단이시고. 여기 저기 많이도 물렸다. 가렵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게 숲에 온 보답인가 보다. 덕분에 나는 저 예쁜 꽃들과 인사를 하지 않았는가! 감사.
언덕을 타고 오르니 그곳에 며느리밑씻개가 곱게도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 예쁜 꽃에 그런 이름이 붙다니, 줄기와 잎에는 가시가 다닥다닥 나 있다. 그걸로 밑을 씻으라니? 참 우리네 조상님들은 어찌 그리 모질었을까? 그 며느리도 누군가의 귀한 딸이고, 또 누군가의 어머니가 될 터인데........
한동안 탐사를 아니 했더니 게으른 나를 나무라기라도 한다는 듯이 층층잔대가 다 시들어 가고 있었다. 여기 저기 많기도 한 층층잔대.
풀숲에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참취가 한창이다.
생각지도 않은 올밤나무가 있어 올해 처음 열리기 시작했나 보다. 저렇게 삼형제를 안고서는 나동그라져 있다.
여름날 한 차례 깎아준 풀숲이 다시 자라 우거진 속에 저 녀석 흰꽃닭의장풀이 곱게도 웃고 있다.
쥐꼬리망초가 지천이다.
늦깎기도라지 한 송이.
파리풀이 자태도 곱다.
며느리밥풀이 수줍은 양 색깔도 곱다.
새팥
좀싸리 하나가 풀숲에 숨어 있다.
다 내려오는 길에 층층잔대가 그래도 남아 있어 반가운 김에 찰칵.
무릇이란 녀석이 잔디밭에 고고하게도 서 있다.
산꼬들배기 저도 한 자리 달란다.
생긴 대로 이름도 그럴 듯하다. 탑꽃
이 녀석은 지천으로 피어 있던 맥문동이다.
꿩의다리
짚신나물
그렇게 하루가 간다. 너무 오래 비워두었다고 그들은 투정이 심하다. 벌써 꽃잎을 접었나 하면 타래난초를 보여줬던 그 벌안은 무덤 주인이 벌써 벌초를 해 버려서 무엇인가 피어 있으리란 내 기대를 무참하게 했다. 지 게으른 탓을 해야지 누굴 탓하랴!
용담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풀숲을 아무리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추석이나 지나얄까 보다. 따려던 땡감(이건 소정 선생 광목 옷에 염색할 감들이다)과 조생종 밤을 한 양동이 채워서 들고 내려오는 온 몸이 그냥 땀이다. 땀 냄새 따라 문선생께서 헌혈하라 야단이시고. 여기 저기 많이도 물렸다. 가렵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게 숲에 온 보답인가 보다. 덕분에 나는 저 예쁜 꽃들과 인사를 하지 않았는가! 감사.
이건 덤이다. 잠자리가 연못에서 알을 낳는 장면.
관찰한 결과 위에 한마리 밑에 한마리
위에서는 꼬리로 아래 잠자리의 머리를 누르고, 아래서는 꼬리쪽을 물에 넣고 알을 낳고 있었다.
<정읍조각공원연못에서>
출처 : 풀벌레소리모
글쓴이 : 진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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