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을 심는다고 둥글레 앉힌다고

낮 지나 삽 괭이 어깨에 둘러매고

텃 밭을 파고 또 파고 이랑고랑 만드네

 

하던 일 마치고는 허리펴니 살 것 같아

저 멀리 앞산 눈길 발 아래 머물다가

앗뿔사 이것이 뭐냐 노루귀가 아닌가

 

어찌나 놀랍던지 한 달음에 달려들어

눈 씻고 다시 봐도 연분홍 노루귀라

이놈아 어디 숨었다 이제서야 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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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낮이 지나 텃밭을 일구고 그곳에 더덕이랑, 둥글레랑 심느라 허리가 끊어질 듯하다. 이제는 두 줄만 더 파면 되겠네. 어서 끝내고 쉬어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는데, 아 글쎄 눈을 들어보니 텃밭 뒤로 우리 산자락에 연분홍 노루귀란 놈이 귀를 쫑긋거리고 있지를 않은가! 얼마나 놀랐던지......... 세상에 가까운데 두고 그 많은 세월을 모르고 지냈다니 눈 뜬 장님이로고. 하 기분이 좋아 한 컷 찰칵 할 수밖에. 조물주께 감사.

출처 : 素亭김옥자
글쓴이 : 지누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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