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걸리를 참 좋아한다. 어떤 술보다 좋다. 우선 벌컥벌컥 들이키는 소리가 좋고 목울대를 넘기는 자태가 그만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어떤 막걸리를 먹어 봐도 다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단 두 번을 제하고는 말이다.

그 한 번은 내 외가에서 대학 1학년 때 외숙모께서 동이에서 막 퍼서 내게 주신 막걸리고, 또 한 번은 내 벗 중에 정진희라는 이가 있었는데 그의 집 안방에 이불을 둘러쓰고 있던 동이에서 그가 내게 퍼주던 그 동동주. 전자를 마시고는 나는 한 나절을 그 여름에 대청에서 한 잠을 늘어지게 잤었고, 후자는 한 겨울이었는데 그걸 마시고는 그 벗과 킬킬거렸었다. 당시 우리는 고2.

 

그 후로는 이술저술을 마시면서도 구미에 딱 맞은 건 만날 수가 없었다. 4도의 맥주에서부터 80도가 넘는 데킬라까지 마셔 봤지만 그 술들이 모두 그렇고 그랬다. 그런데 어제 드디어 나는 임자를 만났다. 필암에서 서예공부를 마치고 선물을 전해 받은 거다. 대인배군이 새로 개발했다면서 이 단풍수 생동동주를 세 병이나 보내온 것이다. 한 병을 꿀꺽. 목에 넘어가는 맛이 그만이다. 뒷맛도 깔끔하다. 지금까지 내가 마신 막걸리 대부분이 여기에서 뭔가 모자라는 기분이었다. 양도 막걸리 한 병은 좀 모자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단풍수 생동동주는 1000ml. 딱이다. 병도 주둥이가 학처럼 날씬하다. 양이 늘었으니 아침에 뱃속이 어떨까 했었는데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다. 지난 밤에 마신 느낌이 전혀 없다. 이런 징후도 처음이다.

내 판단에는 그만큼 단풍수 생동동주가 내게는 맞는다는 이야기다. 대인배군께 감사. 앞으로 마시는 술로 정함. 단풍수 생동동주여 영원하라!

 

단풍수 생동동주

용량 1000ml 알콜성분 6% 국내산 쌀80% 찹쌀10% 올리고당국내산8% 단풍당수입산2%

제조장 (주)장성주조 장성군 장성읍 영천로 169 061-392-2578

 

출처 : 토종약초실험실
글쓴이 : 진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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