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약초강의 실습을 하는 날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오까지 <관광농원>에 모이기로 했다. 필암서원에서 서예체본을 쓰고 나자마자 나는 곧장 일어서서 나와 추암리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더듬어 가니 그곳에 저수지물이 적당히 차 있고, 지난해에 슬슬이를 타고 2시간 이상을 달렸던 그 길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이른 가을이었다. 그래서 길가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야생화는 거의 보이지 않았었다. 다만 살갈퀴가 하나둘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온통 산야가 다 푸르니 그곳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을 거라는 기대로 가슴이 벌렁거린다. <관광농원식당>에 도착해서 차를 대고 돌아서니 그곳에 벌써 여러 분이 와 있다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런데 열성회원이신 그 식당 안주인께서 보이지를 않는다. 알고 보니 오늘 무슨 모임에 가셨다고 부군인 기호방 님께서 대신하신단다. 그래서 우리가 먹은 점심 비빔밥.

 

  물가에 앉아서 석장포 얘기를 한껏 듣고는 커피꺼정 얻어 마시고 우리 일행 11명은 일어섰다. 길에 나서자마자 공부가 시작된다. 들은 그 이름들을 다 기억하기란 애시당초 불가능. 그래서 내 마음대로 건너뛰기로 해야겠다.

  이 꽃은 찰칵한 이유가 이렇다. 강사님께서 풀같은 것을 가리키시면서 돼지풀이라 하셨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게 노란코스모스 같았는데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이 녀석이 딱 한 송이 피어 있지를 않은가! 그래서 그게 돼지풀이 아니고 노란코스모스라고 우길려고 찰칵을 해서 간 거다. 그런데 웬걸 나중에 보니 전혀 다른 거다. 외래종인 문제의 돼지풀은 잎이 가늘고 연약한데, 이 노란코스모스는 잎이 넓고 실하다. 덕분에 하나 더 배운 거다. 감사. 그래서 이건 <노란코스모스>다.

 

  이 녀석을 들고 가서는 선생님께 무엄하게도(?) 물었다.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주저하신다. 내가 씩 웃으며 하는 말씀,

  "잎은 잘 아시던데....... 꽃을 들이미니까 헷갈리십니까? 여뀌요." 했더니 선생님 그냥 웃으신다. 그런데 나는 그 반대다. 잎을 들이밀면 거의 모른다. 꽃을 들이밀면 그래도 조금 아는 흉내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웃으며 기호방 주인께서 주신 황룡 금딱지 막걸리 세 병을 넷이서 꿀꺽. 더운 참에, 목이 컬컬한 참에 단비다. 감사. 그래서 이 꽃은 <이삭여뀌>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고는 한 바퀴 휘 둘러보니 저 멀리 안전이 탁 트인다. 저수지 물이 그야말로 보물이다. 첩첩산중.

  포도 과자 막걸리 북어안주꺼정 얻어먹을 건 다 얻어먹고 다시 공부하러 출발. 기호방 님의 선영인 길건너 탐방에 나섰다. <행주기씨경수공영역>

   지난 가을에 왔던 감회와는 영 다른 분위기다. 그때는 하늘 저 높은 곳에 산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그래서 온 하늘이 단풍과 어울어져 빨갛고 은행잎이 길을 덮어 노란 양탄자를 연상시켰었는데, 오늘은 온통 녹음이다. 생명이 용솟음친다. 길목에는 이런 녀석들이 떡 버티고 있다. 잎큰천남성이 열매를 맺고 있다. 이 녀석이 가을이면 곱디고운 빨간색을 자랑하리라. <천남성 열매>

 철 지난 자목련이 한 송이 피어 있어 우리 수강생들을 놀라게 한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눈여겨 보아야 겨우 눈에 들어온다. <자목련>

   뒤안에 돌아드니 그곳에 커다란 호두나무가 두 그루나 있다. 열매도 풍성하게 달고 있다. 모두가 감탄이다. 가을에는 무슨 핑게를 대서라도 오잔다. 와서 몇 개 얻어 가잔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걱정을 한다. 익기도 전에 청솔모란 녀석이 다 가져가 버린단다.

   이 녀석은 이름이 뭐라고 했는데 그만 잊었다. 벌써 건망증 삼기쯤 되나 보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이름을 댓글에 달아주시겠지요. '자소'라고 했던가?

  가다가 새싹이 하도 귀여서 찰칵 한 컷. <동백>

 

  이 사진은 특히 관심을 보이시는 여회원들 때문이다. 아래 글을 참고하시어 유추하십시오.

"회원 중, 한 분께서 설명을 하셨다. 이 풀을 100그람씩 매일 믹서에 갈아서 부군께서 드리면 매일이 즐겁다고. 그랬더니 여회원님들께서 눈이 반짝반짝하시어 너도 나도 씨앗을 달라거니, 뿌리를 깨간다거니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그 까닭이 과연 뭘까?"

   이건 냉이 계통. 냉이도 종류가 하도 많아서......... 아마 30여 가지는 된단다. 제비꽃은 그보다 더 많아서 한 50여 가지가 넘고. <황새냉이?)

   요 녀석도 이름이 자신없다. 다음 사진과 함께 <토사자>라 했던 것도 같고, 무슨 덩쿨이라고 한 것도 같고......... 이것도 선생님께서 댓글 달아 주시겠지요? 기생식물이다. 뿌리가 땅에 닿지 않고 자란 식물이다.

 

이것도 이름을 잊었음. <굴피나무> 

   이렇게 학생들은 열심히 듣고, 강사님은 열성을 다해 설명하시고. 그렇게 그 무더위를 작살내고 있었다.

   길가에 널려 있는 <주름조개풀>

   내려오는 길에 덤으로 자마리 한 마리.

   이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리는 가게 총각의 선심으로 달디단 수박을 한 조각씩 만나게 먹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하산하면서 복습. 고마리도 있고, 며느리밑씻개도 있었고, 결국에는 며느리배꼽까지 찾아냈었다.

 

   출발지점 <관광농원식당>에 다시 모여 아쉬운 작별. 공부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 녀석은 이름을 몰라 내가 책임지고 알아서 카페에 올리기로 했다. <?> 

 

* 책임지고 알아본 결과 : '목형' --- 좀목형 : 높이 2-3m정도 자란다. 잎은 마주보기로 달리고 주로 5개, 드물게 3개의 좁고 긴 잎이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달린다. 잎은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거나 크게 패여 있으며 잎자루가 길다. 비슷한 목형과의 차이점은 좀목형의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목형에는 없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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