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10분. 따르릉이 울린다.

"아, 손선생!"

"어딥니까?"

"행당동!"

"20분 후에 출발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바쁘다. 슬슬이 복으로 갈아입느라, 얼굴 덧씌우개를 찾느라 야단이다. 다 차려입고 나서니 30분. 아버지 왈,

"언제 오냐?"

"저녁 먹을 때는 돌아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는 슬슬이를 타고 출발. 강변에 오니 사람들이 많다. 하나, 둘, 많다가 아니라 정말 많다.

하류쪽을 향해서 달리니 맞파람이라서 여간 힘들지가 않다. 우리가 조우할 곳은 한강철교 밑이다. 그와 내가 출발한 곳에서 중간지점이기 때문이다. 강에는 오늘도 물오리란 녀석들이 자맥질에 여념이 없다. 날씨는 우중충.

반포대교를 지나 한강인도교를 지나자 그곳에 벌써 손선생이 의자에 앉아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바람을 등지고 올라온 것이라 힘들지 않았단다. 그래도 돌아갈 길은 바람을 안고 가야 하니 그곳에서 쉬고 있었더란다. 내려서 음료수 하나 나누어 마시고 짐을 풀고 쉬다가 하늘에 비행대(?)를 발견하고 급히 아이폰으로 찰칵. 강에는 돛배도 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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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저물어가는 까닭에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다음에 테니스공을 가져다주기로 하고, 손선생은 화선지를 가져다준단다. 상원암에서 얻어온 거란다. 2절지 한 상자.

 

누군가 첫 번째 사진을 보고는 맨 앞 기러기가 참 잘 생겼단다. 우두머리답게 잘 생겼단다. 그래서 한 번 웃고.......... 그렇게 다음날 하루가 갔다.

 

 

 

 

출처 : 야생화바람꽃
글쓴이 : 진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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