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
"예"
"어디신가요?"
"성산에 다 와 갑니다."
"그럼 그 한우촌 주자창에서 기다리시지요. 저희가 곧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성당을 출발한 황선생과 나는 유탕교 앞 주차장에서 오선생님을 만났다. 원래는 12시에 성당에서 만나 황룡시장에 가서 국밥을 한 그릇씩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중간에 계획을 수정, 산소축제에 가자는 것이었다. 점심도 그곳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예상은 아마도 일요일이니 사람 만땅일거라고.......... 아니나 다를까 모암 저수지 둑을 올라서니 저 건너편에 온통 차다. 빈 곳이라고는 길밖에 안 보인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나는 황선생에게 그냥 올라가 보자고 우긴다. 논리는 나오는 차가 있으니 그 자리는 비어 있을 거라는 거다. 들어가서 뱅글뱅글 돌아도 빈 자리는 없다. 주차 안내원이 저기를 돌아가면 끝에 빈 자리가 있대서 올라갔더니 빈 자리는커녕 다른 안내원 돌아서 나가란다. 오선생께서는 그냥 뒤만 따라오다 주차 공간이 없으니 난감하신가 보다. 그냥 가자신다.
나는 그만 못 들은 척하고는 황선생과 한 쪽 구석에 비집고 들어가 어렵게 주차 성공. 오선생께서도 출구 입구에 주차 성공. 걸어 올라가니 개울이 영 맘에 안 든다. 억지로 자른 돌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개울을 만들어 놨으니 산소축제에 어울리는 자연미는 제로다. 자연석으로 제방으로 할 생각은 못했을까?
다리를 건너려니 반가운 얼굴이 웃는다. 우리 약초강사이신 김성희씨. 잠시 후에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점심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 입구에 커다란 음식점에는 사람이 북적북적. 그래서 저 위에 보이는 좀 한가해 보이는 작은 음식코너로 가려 했더니,
好相이시다. 모암마을 부녀회?
또 아는 얼굴이 우릴 붙잡는다. 모암 터주대감 김성희씨 어부인. 비빔밥이 맛있단다. 맛있는 밥을 주신다고 새 밥통을 여신다. 우리 셋 모두 밥은 무조건 적게. 머리 색깔로 분량을 담으시라고 황선생께서 당부 당부. 밥값은 황선생께서 지불. 그리고 막걸리도 한 잔 해얀다시며 오선생께서 사미인주 두 병을 들고 오신다. 밥 맛도 좋다. 막걸리 맛은 더 좋다. 우리가 먹는 동안에 소나기도 적당히 내리고...............
오선생께서 물으시어, 오경에 뭐가 들어가냐? 代와 世는 어떻게 다르냐? 주역의 주는 주나라냐? 시경 서경 역경의 저자는 누구냐? 왜 수요팀은 대학을 시작했느냐? 그러신다. 그러다 보니 소나기는 그치고........
그냥 폼으로 우산은 들고, 쓰고 다닌다. 모두 다정들 하시지 않은가!
우리도 식탁을 떠나 마당으로 나가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편백 향낭 값이 얼마?
편백 베개 값이 삼만 오천 냥
그 가게 주인들이시다
그 가게가 멀리서 보면 이렇다.
그 가게 한 쪽에 조용한 뻥튀기 기계가 있다. 지금 막 하나를 토해 내고 있다
고새를 못 참아서 또 소나기. 본의 아니게 우리는 이산가족이 되어 서로 다른 천막코너에 신세를 지다 보니 이런 사진도 얻는다. 황선생 표정 몇만 불짜릴까? 뒤에는 빗물이 흐르고, 앞에는 어느 여인의 손이 들어오고 난리도 아니다. 그 손을 지울까 하다 그냥 두기로 했다.
개기를 기다리다 곁의 이런 무늬에 눈이 팔리고....................
약초 선생님께서 부스 하나를 가지셨다고 했으니 가서 뵈야 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영 눈에 안 들어온다. 그래서 선생님 어부인께 내려가서 여쭈니, 한참 올라가야 한단다. 길을 잡은데 황선생께서는 흥미가 별로신 것 같고, 오선생께서는 편백 침대 주인과 저 멀리서 목하 상담 중이시고. 물경 290만 냥짜리 침대다. 저 위에서 잠을 자면 온 세상이 내 것일까?
따르릉을 해도 종무소식이다. 조금 전에 내게 냉커피를 사 앵기셨는데.......... 걸어걸어 올라가는데 황선생께서는 중간에서 그만 쉬시고, 그래도 나는 간다. 약초선생님 뵈러...........
그곳엘 갔더니 계신다. 주위가 온통 숲이라 분위기가 녹색이다. 생명의 색이란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녹색 서린 천막에서 약초 선생님께서는 눈이 반짝거리신다. 다른 체험 코너에서는 물레가 돌아간다. 어린애가 한참 신나서 만지고 있다. 예쁜 그릇이 되겠지요?
돌아 내려오는 길에 공연장 빈 의자 속에는 우산 속에서 두 젊은 연인들이 행복해 보이고......... 오후가 되면 또 시끌벅적 불어대고 질러대고 난리굿도 아니겠지? 그럼 저 편백, 삼나무는 음악이 좋아서 춤이라도 출까 어쩔까?
우리 셋이 마신 산소양은 얼마나 될까? 오히려 그 많은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을 마시고 온 건 아닐까? 편백, 삼나무 그들이 내 뿜었던 피톤치트, 그 보답으로 매연을 우리는 주고 왔으니 참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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