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儒生禹鐸 工於詩 蘇齋盧守愼 嘗在江亭 與禹同坐 時 漁村落照 眞奇觀也 蘇齋欲賦詩 方沈吟 禹援筆先書一絶曰 曳照檣烏背 收紅釣岸前 半江金柱影 斜入白鶴天 蘇齋極稱善曰 雖贍如四佳 無此警語 東園金貴榮 適在座曰 彼學生 未聞有能詩聲 何其過許 蘇齋曰 君以名位論詩耶 孟浩然之微雲淡河漢 踈雨滴梧桐 爲詩家上乘 彼浩然 亦非學生乎 金憮然有慚色 余謂 俗人無具眼 又無具耳 有以時之先後 人之貴賤 輕重之 雖使李杜再生 若沈下流 亦必有輕侮者 世導可慨也

 

유생 우탁은 시에 공교로웠다. 소재 노수신이 일찍이 우탁과 강가의 정자에 앉아 있을 때 어촌에는 석양 햇빛이 내려쪼이는데 참으로 기가 막히는 광경이었다. 소재가 시를 지으려고 막 침음하고 있는데 우탁이 붓을 끌어다가 먼저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지는 해는 돛 위의 까마귀 등에 비추고

단풍은 낚시하는 언덕 앞에 물들었네.

강 가운데 금 기둥 그림자는

갈매기 나는 하늘로 빗겨 가네.

 

소재가 매우 칭찬을 하고서는, 비록 사가와 같은 넉넉한 이에게서도 이런 놀랄 만한 시어는 없었을 것이라 했다. 동원 김귀영이 마침 그 자리에 있다가는, 저 학생은 시를 잘 짓는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어찌 그리도 지나치게 인정을 하는가라 하자, 소재가, 그대는 이름으로써 시를 논하는가. 맹호연의,

 

희미한 구름이 은하수를 가리고

가랑비가 오동잎을 적시는구나.

 

라는 시는 시를 짓는 이들이 높이 올리는 것이다. 저 호연 역시 학생이 아니었던가라 했다. 김귀영이 무안해서 부끄러워하는 기색이었다. 내 생각에는, 속인들은 보는 눈도 없고 듣는 귀도 없어 때의 선후와 사람의 귀천으로 경중을 따지고 있으니 비록 이백이나 두보가 다시 태어나 하류에 속해 있다면 역시 경멸과 모욕을 당했을 것이니 세상의 흐름을 개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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