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보니 아 글쎄, 사흘 굶은 시어머니얼굴이 아닌가? 그래서 부랴부랴 일기예보를 뒤져보니 오전에 강우 20%. 오후에 강우 70%란다. 이를 어쩌나 오늘 이 일을 생각하고 소풍가는 초등학생처럼 잠까지 설쳤는데.............. 그만 낙담.

그런데 9시쯤 반가운 후강 선생의 따르릉. 내 날씨 걱정에는 아랑곳없이 그냥 12시까지 댁으로 오라신다.

12시 15분 전, 도착해 보니 소천 선생이 먼저 와 있다. 뜰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송산 선생이 도착.

그 길로 짐을 옮겨 싣고 그 예쁜 빨간 차로 출발. 12시라 점심을 해결하고 가자시는 후강 선생. 그러나 우리는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그냥 가다가 먹자는 쪽이다. 그래서 후강 선생께서 추천하시는 능주 청국장집에 들렀다. 지나오는 길에 그 말로만 들었던 정암 선생의 유배지, 사약을 받으셨던 곳을 지나며 회한이 앞선다.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지만, 가령 조금만 더 그릇이 큰 임금을 만났더라면 우리 민족의 앞날이 달라졌을 것을..............

 

빛고을회관.

 

 

 

 얼마나 정갈스런 음식들인가? 단술까지 한 사발. 그 만만 청국장. 막걸리 한 사발. 집장도 있었고. 든든히 먹고는 출발.

 

보성에 들어서니 후강 선생의 고향과 선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앞에는 전라선이 길다랗게 산 언저리를 휘감고 있다. 그 철로 위 20만 평이란다. 임도를 따라 돌고 돌아 오르니 그 동안 많이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월척의 오동나무도 보이고, 쭉 벋은 편백나무 숲도 보이고, 길가를 따라 갓 식재한 호도나무도 보인다. 지주대까지 세워놓았다.

 이런 등고선이 있는 지도까지 준비해서 설명을 해 주신다. 역시 1% 다른 분이시라는 소천 선생의 칭찬이 참 맛갈스럽다. 이런 정성과 철저함이 아마도 후강 선생께서 꿈꾸시는 생태숲을 꼭 이루는 밑거름이 되리라.

 후강 선생께서 터로 점찍어 놓으신 곳을 구경하고는 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니 보춘화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저 멀리 건너 보이는 산의 정기가 밀려드는 것 같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속이 다 시원하다.

베스트드라이버가 운전하는 덕분에 헐덕이지도 않는(소천 선생의 말씀) 그 멋진 빨간차를 타고는 한참을 올라가니 전망이 그만이다. 전망대 예정지란다. 그곳에서 기념 찰칵 한 컷. 길을 따라 호도를 심고 지주대를 세워 놓은 것을 보고는 내가 길 따라 모두 심었느냐니, 후강 선생 왈,

"산책로에는 뭔가 줍는 재미도 있어야 하겠기에 심었습니다."

다. 그렇게 찾아오는 손님을 배려하는 그 마음이 아마도 부처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복 받으시라.

 역시 소천 선생이시다.  포즈도 좋을시고!

 나머지 임도를 돌아 도로가에 내려서니 그곳에서 요놈이 기다리고 있다. 한 잔 하고 가자시는 후강 선생 말씀에 내가 뭘 그냥 가자고 했더니, 아니란다. 내 시선이 그곳에 머물렀단다. 그래서 일행 하차. 한 잔 하고 나니 맛이 정말 기막히는 생즙.

 저녁 시간이 이르다시며 우리를 데리고 가신 곳. 나무 농원. 그곳에 80이나 되신 분이 나무를 잘도 가꾸어 놓으셨다. 역시 전문가 손길을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이걸로 생활을 충분히 하시고 또 곁의 땅을 야금야금 사들이시기까지 하신단다. 그냥 구경만 하고 나오려는 우리를 부득부득 집안으로 올라오라셔서는 과일까지 내 주신다. 이것이 바로 인심인가 보다. 감사.

그래도 내 관심은 꽃이다.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던 거다. 주인께 양해를 구하고는 찰칵을 들고 나서는 내 마음이 바쁘다. 아, 그런데 바람은 왜 그렇게 불어대는지? 접사에는 바람이 쥐약(?)인데 말이다. 더구나 삼각대도 없으니...........

 

홍매가 참 예쁘다. 백매도 있다. 주인은 한 나무에 두 가지 꽃을 피우셨다. 홍매에 백배를 옮겨 접을 붙이신 거다.

감사하며 주인께 하직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후강 선생은 끝까지 책임져야신다면 저녁까지 먹으라신다.  보성읍내에 들어오니 그곳에 꼬막을 전문으로 만나게 하는 식당. 종업원들도 참 친절도 하시다. 이 만난 음식을 먹고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발.

장성 후강댁에 도착하니 7시가 채 안 되었다. 우리 베스트드라이버님, 깨스까지 충전하고도 재 시간을 정확히 맞추신 거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다고 또 후강댁에 들어가 향내 폴폴 풍기는 차까지 대접받고는 하루의 행복을 마감한다. 예쁜 따님이 귀여운 외손녀를 안고는 우리는 전송한다. 사모님께도 감사.

 

차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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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 20분. 밤새 내린 눈으로도 모자라 오전 내내 내리던 눈을 보고는 방콕 중인 내게 회장님께서 따르릉을 울리셨다. 이야긴즉슨 빠가탕이 끓고 있단다. 내가 언젠가 장성 빠가탕을 만나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그걸 기억하시고 벌써 두 번째나 불러주신다. 부랴부랴 갔더니 그곳에 후배 두 분 내외가 벌써 와 있었다. 만난 빠가탕에다 밥을 말아 만나게 먹으며 아쉬운 건 때깔도 좋은 복분자주를 두고도 참아야 한다는 것.

회장님 근영

난로에서 장작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뜰 앞에는 영춘화가 벌써 피어 눈속에서 자태를 뽑내고 있다

 

뒤안으로 돌아갔더니 그곳에 동백이 이렇게 눈 속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래저래 때 아닌 춘설 속에서 방콕하던 내게 참 서설과 같은 행복을 가져다주신 분들이다. 고맙기만 하다. 거듭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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