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난첫꽃들
어제 내려와서 온통 청소에 집안 정리를 하고는 그 지친 몸으로 아내는 11시 반 차를 탔다. 작은 몸으로 이런 일 저런 일을 마무리하고는 당차게 떠났다. 사람 사는 것이 뭐 그리도 복잡하고 사연이 많은지? 누구나 다 만족을 모르고 살다가 가는 것일까? 아흔다섯이신 우리 아버지는 아끼고아끼며 사신 한 평생이시라 조금이라도 낭비되는 것을 못 참으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당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섭섭해 하신다. 그 연세에 청년 같은 몸을 가지실 수가 있다는 말인가? 왈,
"내 몸이 다 망가져부렀어야!" 며느리에게 하시는 말씀이시다.
"다리에 힘이 없어 걷기가 힘들어야!" 건강하시냐고 묻는 누구에게나 하시는 말씀이시다. 제발 건강하시기를.............
아내가 탄 차가 떠나는 걸 보고 나는 황윤수 군을 만났다. 우린 곧장 저 노란 복수초를 보러 갔다. 그곳에 오르자 황형이 그런다. 이렇게 복수초가 널린 밭을 처음 본다고. 지천으로 비어 있었다. 아마 핀 게 한 주일은 지났나 보다. 그 묘지의 주인께서는 말 그대로 꽃밭에 누워 계셨다. 황홀하실까?
내려오는 길가에 큰개불알풀이 한 껏 숨어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장성호 상류의 <인정가든>에 들려 몸보신을 하고는 일어서는데 군자란 화분에 분홍빛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산속에 들어서니 백양꽃이 벌써 낙엽 사이를 뚫고 싹을 밀어올리고 있었다. 저 녀석을 상사화라서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를 못한다. 무성하게 자라던 잎이 다 지고나면 그때서야 대공이 올라와 꽃을 피운다. 그래서 相思花다.
계곡에 이르니 그곳에 벌써 붉은대극이 지천으로 올라고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추위 때문인지 입을 벌리고 내장을 곱게 보여주는 녀석이 없다. 그중 그래도 이 녀석이 제일 낫다.
그리고 곁에는 여기저기 노루귀가 곱게 올라와 웃고 있다. 아직은 만개에 이른 꽃은 없다. 분홍 노루귀 참 곱다. 어쩌면 그렇게 일찍 땅을 박차고 나와 저렇게 곱게도 물들까?
이제 시작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만 해도 자연은 내게 시시때때로 미소를 지을 거다. 내가 할일은 다만 부지런떠는 일이다. 그러면 그 보답은 오고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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