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余按西淸詩話 載王文公詩曰 黃昏風雨瞑園林 殘菊飄零滿地金 歐陽修見之曰 凡百花皆落 獨菊枝上黏枯耳 何言落也 文公大怒曰 是不知楚辭云 夕湌秋菊之落英 歐陽修不學之過也 余論之曰 詩者興所見也 余昔於大風疾雨中見黃花亦有飄零者 文公詩旣云 黃昏風雨瞑園林 則以興所見 拒歐公之言可也 强引楚辭 則其曰 歐陽其何不見此 亦足矣 乃反以不學目之 一何褊歟 修若未至博學洽聞者 楚辭豈幽經僻說而修不得見之耶 余於介甫 不可以長者期之也

내가 서청시화를 살펴보니, 왕문공의 시가 실려 있었다.

 

해질녘 비바람에 동산 숲 어두운데

남아 있던 국화 지니 온 땅이 누렇네.

 

구양수가 이 시를 보고, 온갖 꽃은 다 떨어지지만 국화만은 가지에서 말라비틀어지는데 어찌 떨어진다고 말했는가?라 했다. 왕문공이 크게 화를 내면서, 이는 초사에서 말하는 저녁에 가을 국화의 떨어진 꽃을 먹는다라는 것을 모르고 구양수가 배우지 못한 데서 온 잘못이다라 했다. 내가 그것을 논하자면 이렇다. 시라는 것은 본 것에서 흥을 일으키는 것이다. 내 옛날에 심한 바람과 마구 쏟아지는 빗속에서 국화 역시 떨어진 것을 보았다. 문공의 시에 이미 말했듯, 해질녘 비바람에 동산 숲 어두운데라는 것은 본 것으로 흥을 일으켜 구양수가 말한 것은 옳다. 억지로 초사를 끌어왔으면 구양수 그가 어찌 초사를 보지 못했을까라 했으면 족하다. 그런데 도리어 배우지 못했다고 지목을 했으니 어찌 그리 편협한가? 구양수가 학문이 얕고 견문이 넓지 못하다고 하나 초사가 어찌 구하기 어려운 책이라고 수가 보지 못했을 것인가? 나는 이들 중 왕안석을 어른스런 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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