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余於中秋泛舟龍浦 過洛東江 泊犬灘 時夜深月明 迅湍激石 靑山蘸담길잠波 水極淸澈跳魚走蟹俯可數也 倚船長嘯 肌髮淸快 洒然有蓬瀛之想 江上有龍源寺 僧出迎相對略話 因題二首 水氣凄涼襲短衫 淸江一帶碧於藍 柳餘陶令門前五 山勝禹强海上三 天水相連迷俯仰 雲煙始捲辨東南 孤舟暫係平沙岸 時有胡僧出小庵 淸曉泛龍浦 黃昏泊大灘 點雲欺落日 狠石捍狂瀾 水國秋先冷 航亭夜更寒 江山眞勝畵 莫作畫屛看 遇興率吟 亦未知中於格律也
나는 중추에 용포에서 배를 띄워 낙동강의 건너 견탄에 정박했다. 그때 밤이 깊어 달은 밝고 급한 여울은 돌에 부딪치고 청산은 물결에 잠겼다. 물이 아주 맑아 뛰노는 고기와 달리는 게까지도 구부려 셀 수 있을 정도였다. 뱃전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을 부니 몸은 가뿐하고 시원해서 신선의 세계에 온 느낌이었다. 강가에 용원사라는 절이 있어 중이 나와 맞아 주어 서로 잠기 이야기를 하다 시 두 수를 지었다.
차가운 물기운 단삼에 스며들고
한 줄기 맑은 강 쪽빛보다 푸르네.
버들은 도령 문전처럼 다섯 그루 남짓
산은 우강 바다에 세 개가 떠 있네.
하늘과 물 맞닿아 아래 위 혼미터니
구름과 안개 걷히니 동남쪽이 가려지네.
배 한 척 잠시 평평한 모래언덕에 매니
때마침 호승이 조그만 암자에서 나오네.
맑은 새벽 용포에 배 띄우고
해질녘 견탄에 배를 대네.
점점이 구름 지는 해를 가리고
억센 돌 소용돌이치는 물을 막고 있네.
수국에는 가을이 먼저 와 서늘하고
배에는 밤이 드니 더욱 차갑구나.
강산 참으로 빼어난 그림이니
그림 병풍 그려서 볼 것 없네.
흥이 나서 갑자기 읊은 것이라 격율에 맞는지 모르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