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天使朱太史之蕃遊漢江 作長篇一首 使首揆柳永慶次之 時 東皐以製述官代製 其句曰 漢江自古娛佳客 不能十里王京陌 遠接使西坰柳根見之 改王京二字 作長安 東皐微哂비웃을신之 及呈太史 太史大加歎賞 因拈집을염出長安二字 謂之曰 長安本非爾地語 亦萎弱 不若王京二字之爲妥 西坰聞而深愧之 東皐詩一聯曰 士羞不識龍灣路 文欲相當鳳詔臣 此寄遠接使一行詩也 恨不使是老爲儐인도할빈使 而直當鳳詔臣也
중국 사신 주지번이 한강을 유람하면서, 장편 한 수를 짓고는 영의정 유영경에게 차운하라고 했다. 그 때 동고가 제술관이어서 대신 지었는데, 그 싯구.
한강은 예부터 귀한 손을 즐겁게 하는 곳
십리도 가지 않아 서울 성안이라네.
원접사 성경 유근이 이를 보고서는 왕경 두 자를 고쳐서 장안이라고 하자, 동고가 슬며시 비웃었다. 태사에게 올리자 태사가 크게 탄상하면서 장안이라는 두 글자를 꼬집어서 말하기를, “장안은 본래 너희 나라 말이 아닌 데다가 말 역시 위약하니 왕경 두 자를 쓰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 했다. 서경이 듣고서는 아주 부끄러워했다. 동고시 한 연.
선비는 용만길 아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문장은 중국 사신을 상대코자 하네.
이는 원접사 일행에게 보내는 시이다. 이런 분을 시켜 원접사를 안내하게 해서 중국 사신을 상대하게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