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宣廟丙戌謁聖 五山車天輅 以四館爲擧子吕繼先代述 事覺杖竄北裔 及北兵使辭朝 上招差備門外 敎曰 車天輅 雖以罪披謫 予嘗愛其才 爾可善視之 兵使赴任 待天輅極款 天輅恠問之 兵使曰 辭朝之日 自上有善視之命 安敢不爾 天輅聞之感泣 未久放還 宣廟愛惜人才之盛意 吁 其至矣 唐天使朱之蕃 嘗奉使我國歸時 以東方事實 回奏于皇帝 其中一款曰 朝鮮有車天輅者 文章奇壯 嘗謫北闕 有詩一句曰 風外怒聲聞渤海 雪中愁色見陰山 云云 其見重於中國 亦至於此 戊午年間 許筠赴京師 有一星官曰 靑丘分野 奎星晦彩 當有一文章亡 筠欲自死以當之 及渡鴨綠江 聞天輅死 愕然自失云

 

선조 병술연간의 알성시험에서, 오산 차천로가 사관으로서 과거를 보는 여계선을 위해 대신 지어주다가 일이 발각되어 곤장을 맞고 북쪽 변방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함경도 병마사가 조정을 떠날 때 왕이 차비문 밖으로 불러 교지를 내렸다.

차천로가 비록 죄를 지어 유배를 가기는 했지만 내 일찍이 그의 재주를 아끼는 터이니, 네가 그를 잘 보살필 수 있겠느냐?” 병사가 부임해서 천로를 극진히 모시자 천로가 이를 이상히 여겨 물었다. 병사가, “조정을 떠나는 날에 상으로부터 잘 보살피라는 어명이 있었으니 어찌 감히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까?.”라 하니, 천로가 듣고서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오래지 않아 석방되어 돌아왔다. 선조가 인재를 아끼는 뜻이 얼마나 지극한지를 알겠다. 중국 사신 주지번이 일찍이 우리나라에 사신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우리나라의 사실을 돌아가 황제에게 상주할 것 중 한 조목에, “조선에 차천로라는 사람이 있는데, 문장이 기이하고도 웅장합니다. 일찍이 북쪽으로 귀양을 가서 시를 한 수 지었는데,

 

바람을 타고 성내는 소리가 발해에서 들리고

눈 속의 근심은 음산에 보이네.

 

등들이 있다고 했다. 그가 중국에서 높이 평가된 것이 이에 이르렀다. 무오연간에 허균이 중국에 갔을 때 별을 관찰하는 관리가, “조선의 영역에서 규성이 빛을 잃었으니 아마도 문장가 한 사람이 죽었을 것이다.”하 했다. 허균은 자신의 죽음이 곧 닥치리라 생각했는데 압록강을 건너자 천로의 죽음을 듣고는 깜짝 놀라 스스로 실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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