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苔川金地粹 一號天台山人 嘗與太能相善 一日 太能至 金贈詩曰 黃葉水西村 蒼苔秋晻門 山僧冒雨至 夜坐講玄言 太能吟咏曰 首句近唐 三四涉宋 金使太能誦其所作 太能誦一絶曰 夜深霜氣重 天遠雁聲高 客宿西亭月 還山秋夢勞 金曰 爾詩四句 果皆唐 稱賞不已
태천 김지수의 또 하나의 호는 천태산인인데 일찍이 태능과 서로 잘 지냈다. 하루는 태능이 오자 김지수가 시를 주었다.
물 건너 서쪽 마을에는 단풍이 노랗고
가을날 푸른 이끼 속에 절간 문은 닫혔네.
산승이 비를 무릅쓰고 와서는
밤에 앉아 오묘한 말씀 하시네.
태능이 읊조려 보고는, “머릿구는 당시에 가깝고, 3,4구는 송시에 가깝다.”고 했다. 김지수가 태능에게 그가 쓴 시를 외워보라고 하자, 태능이 절구 한 수를 외웠다.
밤은 깊어 서리 기운도 차가운데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도 높구나.
나그네 머무는 서쪽 정자에 달이 떴는데
산에 돌아오니 가을밤 꿈 수고롭네.
김지수가 “그대의 시 넷째 구는 과연 당시로세.”라며 칭찬을 그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