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知詩者 以詩取人 不知詩者 以名取詩 余少也 名稱未著 雖有佳作 人不為貴 及得詩聲 雖非警語 輒皆稱誦 良可笑也 余於丙子亂中 有 晝常聞野哭 夢亦避胡兵之句 澤堂咏歎 謂余曰 君詩極有杜格 讀杜幾許耶 有文章局量 須勉之 時余方讀杜詩 若澤堂可謂有明鑑也 彼不知詩者 譽之不足喜也 毁之不足怒也

 

시를 아는 이는 시로써 사람을 취하고 시를 아지 못하는 이는 이름으로써 시를 취한다. 내 어려서 아직 이름이 나지 않았을 때는 비록 아주 뛰어난 작품이 있어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지 않다가 시로써 명성을 얻고 나서는 비록 뛰어난 시가 아니어도 갑자기 모두 칭송하니 정말 가소롭다. 내가 병자호란 중에,

 

낮에도 항상 들에서 우는 소리를 들었고

꿈에서도 오랑캐 병사를 피해 다녔노라.

 

라는 구절을 지었는데 택당이 읊조리고는 탄식하며 내게 말하기를, “그대의 시는 두보의 시격에 잘 맞는데 두보의 시를 몇 번이나 읽었는가? 문장을 잘 할 국량이 있으니 모름지기 열심히 하게나.”라고 했다. 그때 나는 막 두시를 읽는 참이었으니 택당 같은 이는 감식안이 있다고 할 만하다. 저들 시를 아지 못하는 이들이 칭찬을 한다고 기뻐할 일이 못 되며 헐뜯는다고 해도 화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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