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원 변동해 사장의 초대를 받아 예마당님과 11시반에 출발. 택배 물건 하나와 소다를 부탁받고 사셨단다.

문암지. 참 멋진 저수지가 우리 가는 길에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황선생과 나는 하차. 여러 모로 살펴보면서 우린 이구동성으로 세량지보다 낫다고 했다. 그리고 여러 컷 찰칵. 철철이 찰칵을 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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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암지-4636.jpg 얼마나 멋진가!

금곡을 거쳐 지난해에 우리가 봤던 앵초 얘기를 하며 길을 가다가 노란꽃이 뭐냐는 황선생 말씀.

"미나리아재빕니다." 지금 한창 지천으로 피어 있다. 유사한 모양의 꽃으로는 개구리자리가 있다. 노랗기로는 애기똥풀도 뒤지지 않는다.

세심원 마당에 들어서니 안주인께서 참 반갑게 맞아 주신다. 첫 마디 말씀이,

"차 냄새 안 나세요?"

모퉁이를 돌아서니 야생차 냄새가 진동을 한다. 달콤한 맛까지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변사장과 세 여성분이 차 덖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인증샷을로 찰칵. 한 분이 작품 사진 되었느냐며 보내달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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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마솥 안에서 찻잎이 톡톡 튀긴다. 변사장께서는 장갑을 이중으로 끼고 땀까지 흘리시며 열심이시다. 그 땀이 짭짤한 맛을 낼 거라며 황선생이 농을 하신다. 옆은 보조하시는 서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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덖는이-4692.jpg 장갑낀 저 손이 뜨거울까? 안 뜨거울까?

막 뜯어온 찻잎이다. 까만 끈이 앞치마로 두르고 찻잎을 따 담았음을 짐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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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4654.jpg

이거는 초벌을 덖은 상태의 차다. 이렇게 덖고 식히고 하기를 아홉 번을 해야 작설차는 완성된다. 마지막에는 흰 분가루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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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덖은차-4703.jpg

고창으로 점심 먹으러 가신 분들이 돌아오고 우리와 교대를 한다. 고창을 걸어서 다녀왔으니 참 오래도 걸렸으렷다? 그런데 30분도 채 안 걸린 듯싶다. 웬일인고 하니, 들독재 하나를 건너면 곧바로 고창의 <휴림>이라는 얘기다. <세심원>은 장성. 군 경계를 넘나들며 세심원과 휴림이 지척에 있는 거다.

변사장 말씀.

"검은등뻐꾸기가 울고, 층층나무꽃이 하얗게 피고, 해당화가 연분홍으로 필 때 이때가 바로 찻잎을 따서 덖는 때랍니다. 자연은 참 묘합니다. 우리 인간보다 한참 더 고차원입니다."

연상 감탄을 하면서 자연에 대한 찬탄을 멈추지를 않는다.


층층나무-4708.jpg
층층나무-4708.jpg
해당화-4712.jpg
해당화-4712.jpg

층층나무는 일명 숲의 깡패다. 층층이 층을 져가면셔 햇볕을 독차지하기 때문에 그 밑에서는 식물이 자라기 어렵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세심원> 굴뚝 곁에는 닥나무가 막 꽃을 피우고 있다.

<휴림> 앞 마당에는 천남성이 한 그루 올라와 있고, 그 곁에는 버베나가 빨갛고 삽주도 두세 그루 싹을 내밀고 있다. 곁문 바로 길 건너에는 예덕나무가 빨간 싹을 예쁘게도 밀어올리고 있다. 이 모두가 '자연'의 힘이란다. 자연의 힘. 이건 순전히 변사장의 강조 사항이다. 맛있는 점심을 얻어 먹고 커피까지 예쁜 유리잔에 타서 마시고 우리는 약속이 있어 주인장과 하직을 하고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린다. 9증하는 완성품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말이다.


닥나무꽃-47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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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덕나무-4710.jpg
예덕나무-47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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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성-4715.jpg 이건 독초다.

사족 하나. 세심원에서의 오늘 일.

어떤 등산객 두 분이서 황매를 보고는 곱다면 길에서 내려온다. 찰칵을 한 컷 해도 되냐신다. 그러면서 손전화기를 들고 꽃이름을 묻는다.

이거는 무슨 꽃인가요? 큰꽃으아리요.

또 이거는요? 윤판나물.

또 이거는요? 옥녀꽃대

그분 눈이 동그레진다.

어떻게 그렇게 척척이세요?

제가 아는 것만 물으셨어요.

곁에서 황선생이 실실 웃으신다. 왜? 내가 야생화 공부를 좀 했다는 것을 그들이 모르고 그런다는 뜻이다. 어디서 오셨냐니까 광주에서 왔단다. 정년을 한 친구와 둘이서 왔는데 산속에서 그런 꽃들이 눈에 보여서 찰칵을 해 온 거란다. 모암 김성희 선생을 잘 도 알고 있었다. 김동천씨. 모르는 꽃이 있으면 묻겠다고 해서 카페 <문례헌>을 적어 드리고 헤어졌다. 참 세상이란 좁다. 그분이 모암과 친구 사이라니.........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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