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其後陳給事中嘉猷到國 謁箕子廟作詩云 炮烙煙飛王氣衰 佯狂心事有琹知 言垂千載存洪範 人到三韓謁舊祠 爲人美容者 鬚髥如畵 信乎人與才兩美也 其後給事中張寧 以我國擅殺野人事 來問 平壤舟中詩云 平壤孤城發曉裝 畵船簫鼓麗春陽 鳥邊雲盡靑山出 渡口潮通碧海長 共喜皇恩同天地 不知身世是他鄕 淸樽且莫頻相勸 四牡東風路渺茫 遊漢江作詩十首 其一曰 東國有高樓 樓前漢水流 光搖靑雀舫 影落白鷗洲 望遠天疑盡 凌虛地欲浮 入窓風日好 下榻更淹留 餘九首亦佳 又作豫讓論 論古人所不言之事 大抵詩文皆飄飄然有凌雲出塵之思 非他俗子所可彷彿也

 

그 후에 급사중 진가유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기자묘를 알현하고 시를 지었다.

 

포락지형의 연기 솟아올라 왕기가 쇠하니

거짓 미친 심사를 거문고만이 알아주리.

천 년을 전하는 말 홍범에 실려 있는데

남이 삼한에 와서 옛 사당을 찾아뵙네.

 

사람됨이 용모가 아름답고 수염이 그림 같으니, 인물과 재주가 모두 아름답다는 말이 믿을 만하다. 그 뒤에 급사중 장녕이 우리나라가 야인을 함부로 죽인 일을 문책할 때 평양에서 뱃놀이하며 시를 지었다.

 

외로운 평양성을 짐 꾸려 새벽에 떠나가니

채색한 배의 북소리 피리소리 봄볕이 화창하도다.

새 날고 구름 다한 곳에 푸른 산이 솟아나고

나룻터에 조수가 통해 푸른 바다 아득하구나.

황은을 함께 즐기는 같은 땅에 있으니

내 몸이 타향에 있는 줄 모르겠네.

맑은 동이술 자주 권하지 말게나

사모가 봄바람에 갈 길 아득하구나.

 

한강에서 유람할 때 시 열 수를 지었는데 그 중 한 수는 이렇다.

 

동국에 높은 누대 있고

누 대 앞에는 한강이 흐르네.

빛은 청작방에 흔들리고

그림자 백구가 노니는 물가에 떨어지네.

멀리 바라보면 하늘이 다한 것 같고

허공에 솟아 땅은 떠 있는 듯하네.

창으로 스미는 바람에 날씨도 좋으니

자리에 내려와 다시 머무르네.

 

나머지 아홉 수도 가작이다. 또 예양론을 지어 고인들이 말하지 않은 일을 논하였다. 대개 시문이 모두 표표하여 구름을 넘어서 속진을 벗어난 느낌이 든다. 다른 속된 이들이 방불할 바가 아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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