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其後 戶部郞中祁順與行人張瑾一時而來 戶部純謹和易 善賦詩 上待之甚厚 戶部慕上儀采曰 眞天人也 盧宣城徐達城爲館伴 余與洪兼善李次公爲從事官 以備不虞 達城曰 天使雖善作詩 皆是宿構 不如我先作詩以希賡이을갱韻 則彼必大窘矣 遊漢江之日 登濟川亭 達城出呈詩數首曰 丈人逸韻 僕未能酬 今輟蕪詞 仰希高和 戶部微笑一覽 卽拔筆寫下 文不可點 如百濟地形臨水盡 五臺泉脈自天來之句 倚罷高樓不盡情 又携春色泛空明 人從竹葉杯中醉 舟向楊花渡口行之句 又作江之水辭 又乘舟順流而下 至于蠶嶺 不曾輟咏 達城膽落 岸帽長吟而已 金文良舌呿不收曰 近來不針灸 詩思枯涸물마를학 枯如此受苦耳 不能措一辭 人皆笑之

 

그 후 호부낭중 기순이 행인 장근과 같이 왔다. 호부는 순수하고 부지런하며 온화하고 편안하며 시를 잘 지었다. 상께서 매우 후하게 그를 대접하니 호부가 상의 위의를 흠모하여 참으로 천인이시다 했다. 노손성과 서달성이 관반이 되고 나와 홍겸선 이차공이 종사관이 되어 뜻밖의 일에 대비하는데, 서달성이 천사가 비록 시를 잘 짓는다 하나 이는 모두 미리 지어둔 것일 것이니 내가 먼저 시를 지어 차운하기를 청하면 틀림없이 크게 군색할 것이라 했다. 한강에서 유람하는 날에, 제천정에 올라 서달성이 시 몇 수를 내보이면서, 어른신의 뛰어난 운을 제가 도저히 화답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거친 가사를 엮어 우러러 고매하신 화답을 청합니다 했다. 호부가 빙긋 웃으며 한 번 보고는 붓을 뽑아 써 내려가는데 글에 고칠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백제의 지형은 물에 다아 다하였고

오대산 샘물은 하늘에서 내려왔도다.

 

라든가,

 

고루에 기대어도 정을 다하지 못해

다시 춘색을 들어 맑은 곳에 배를 띄우네.

사람은 죽엽배에 취하고

배는 양화도 어귀를 지나노라.

 

라는 구절이 있다. 또 강지수사를 지으면서 배를 타고 잠령에 이르도록 흘러내려가면서 읊조리기를 그치지 않으니, 서달성이 넋이 빠져 사모를 빗겨 쓰고는 길게 신음할 뿐이었다. 김문량은 혀를 내밀고는 거두지도 못하고서, 근래 내가 침을 맞지 않아서 시상이 메말라 이 같은 고통을 당할 뿐이라며 한 마디도 못하니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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