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其後太僕承金湜 中書舍人張城到國 金湜善詩 尤長於律 筆法臻妙 畵竹入神 人有求畵者 以左右手揮洒與之 又畵一簇呈于世祖 世祖令畵士移描加彩 又令文士作詩 言奪胎換骨之意 請宴之日 掛諸壁間 太僕初見不識 熟視大笑曰 此大王顚倒豪傑處也 天使詩曰 新試東藩雪苧袍 夜深騎鶴過江皐 玉簫聲透靑天月 吹落丹山白鳳毛 申高靈詩云 天上儒仙蜀襭옷자락꽂을힐袍 筆端淸興奇林皐 靑丘正値千齡運 玉葉瓊枝化翠毛 金乖崖詩云 十載春風染舊袍 貞姿會見雪霜皐 誰敎白質還靑骨 變化中山一潁毛 李文簡詩云 霜雪曜姿拔翠袍 籜대꺼풀탁龍風雨變江皐 歲寒結得枝頭實 棲集丹山五彩毛 徐達城詩云 此君奇節可同袍 玉立亭亭萬丈高 龍騰變化應多術 一夜雷風換骨毛 金福昌詩云 苦節何曾換故袍 枉敎堅白辨湘皐 晴窓披得鵝溪繭 依舊靑靑頻上毛

 

그 후 태복승 김식과 중서사인장성이 우리나라에 왔는데, 김식은 시를 잘 지었으며 운율에 더욱 능하였다. 필법도 절묘했고 대나무 그림도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림을 얻으려는 이가 있으면 좌우의 손을 시원스레 휘둘러서 그려 그에게 주었다. 또 족자 하나를 그려 세조에게 드리니 세조가 화사를 시켜 옮겨 그려 채색을 하게 하고 또 문사를 시켜 시를 짓되 환골탈태한 뜻을 말하게 했다. 연회하는 날 이것을 벽에 걸어놓았더니 태복이 처음에는 보고도 알지 못하더니 자세히 보고는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대왕이 호걸을 꺼꾸러뜨린 점이라 했다. 그의 시에 이런 것이 있다.

 

동쪽 나라 눈같이 흰 모시 도포를 입고

깊은 밤에 학을 타고 강 언덕을 건너네.

옥소소리 루른 하늘의 달을 꿰뚫어

단산의 하얀 봉황의 깃털을 불어 떨어뜨리네.

 

신숙주가 이런 시를 지었다.

 

하늘의 선비가 촉나라 도포를 입고는

붓끝의 맑은 흥취 숲 언덕에 부쳤네.

우리나라 천 년 운수를 곧 만났으니

옥 같은 잎사귀 구슬 가지가 푸른 깃털 되었네.

 

김수온 이런 시를 지었다.

 

십 년 봄바람이 헌 도포를 물들이는데

곧은 자태 눈서리 내린 언덕에서 보는 듯

누가 흰 바탕을 푸른 뼈로 바꾸어 놓았는가

중산의 영모가 바꾸어 놓았겠지.

 

이승소는 이런 시를 지었다.

 

눈서리처럼 빛난 자태 푸른 도포에 발군이고

죽순은 비바람에 강언덕이 변하네.

날씨 추워져서 가지 위에 열매 맺으니

단산에 오색 봉황이 모여 깃드네.

 

서거정은 이런 시를 지었다.

 

이런 그대의 기이한 절개 도포도 함께 할 만한데

옥인 양 정정하게 만장 언덕에 서 있네.

용처럼 날아올라 변화하는 술법도 많아

하룻밤 천둥바람에 모골이 바뀌었네.

 

김복창은 이런 시를 지었다.

 

괴로운 절개 어찌 일찍이 헌 도포로 바꾸리

굽어 견백함이 상강 언덕에 도드라지네.

갠 창가에서 아계의 비단을 얻게 되니

예전같이 볼 위에 푸르른 깃털이 있더라.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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