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少子世淳 號竹軒 伯氏之子也 少余三歲 故余與之共學 纔學抽句而知作詩 纔讀孟子而知作文 思如湧水 山居詩云 朝伴白雲去 暮隨明月來 見伐木詩云 秋深雲山中 蕉人荷斧去 伐木聲丁丁 袒裼呼耶許 有親戚將向嶺南 來告別曰 聞小童能詩 請句 卽口號云 臨送門前綰柳稍 千巖萬壑路迢迢 南鄕他日相思處 蜀魄聲中碧嶺高 冬日雪消氣暖 有文士數人來見伯氏 邀童作詩 卽口號云 冬至陽生土氣融 喜晴鵝鸛上邊空 雪消池館疑春日 正是山南十月風 年十五而夭 人皆惜之
조카 세순은 호가 죽헌인데, 맏형의 아들이다. 나보다 세 살 아래여서 나와 함께 공부를 했는데 겨우 추구를 배우고서도 시를 지을 줄 알았고, 겨우 맹자를 읽고서도 글을 지을 알아서 생각이 용솟음치듯 하였다. 산거시에서는,
아침에 흰구름을 따라갔다가
저녁에 밝은 달을 좇아온다.
라 했고, 벌목시에서는
가을이 깊은 운산 중에서
나무꾼이 도끼를 메고 가네.
나무 찍는 소리 정정한데
옷을 벗고는 야호를 부르는구나.
라 읊었다.
어떤 친척이 영남으로 간다고 고별차 와서는, 어린애가 시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시 한 구를 청한다 하니, 곧 입으로 불렀다.
전송하는 문 앞에서 버들가지 잡아매니
천암만학에 갈 길은 멀도다.
남쪽 마을에서 다른 날 서로 생각할 곳은
두견새 소리에 푸른 재는 높기도 하구나.
겨울날에 눈이 녹고 날씨가 풀리자, 문사 몇 사람이 맏형을 찾아와서 보고는 아이를 불러 시를 짓게 하니 곧 입으로 불렀다.
동지에 일양이 생기어 땅기운이 녹으니
갠 날을 좋아하는 황새가 공중에 날아오르네.
못가 객관에 눈이 녹아 봄날인가 했더니
바로 이는 산 남쪽의 시월이었구나.
나이 열다섯에 요절하니 사람들이 모두 아깝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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