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集賢諸學士 上巳日遊城南 和仲氏亦與焉 和仲新及第 有文名 故邀之也 學士分韻爲詩 和仲得南字云 鉛槧年來病不堪 春風引興到城南 陽坡芳草細如織 正是靑春三月三 諸公閣筆皆不能賦 及爲博士 與提學李伯高在鑾坡 伯高占聯句云 玉堂春暖日初遲 睡倚南窓養白癡 鳴鳥數聲驚午夢 杏花嬌笑入新詩 和仲次云 乳燕鳴鳩晝刻遲 春寒太液柳如癡 鑾坡睡破無餘事 時展蠻牋寫小詩 又遊藏義洞造紙署 爲辨宴具 有妓數人 亦有僧數人 和仲亦占一句云 有花有酒仍有山 賓歡主歡僧亦歡 不辭酒後兩耳熱 飛泉洒面令人寒 伯高曰 不如改令人寒 爲聲聲寒

 

집현전의 모든 학사가 상사일에 성남에서 놀 때, 내 둘째 형도 참여했다. 둘째 형은 새로 급제하였는데 문명이 있어서 그를 맞이한 것이다. 학사들이 운을 나누어 시를 짓는데 둘째 형도 남자를 운으로 받고 시를 지었다.

 

문필을, 몇 해 동안 병으로 감당하지 못했는데

봄바람에 흥이 끌려 성남에 이르렀네.

따스한 언덕 방초는 가늘어 짠 듯하고

이야말로 바로 푸른 봄 삼월이로구나.

 

여러 학사들이 붓을 놓고는 모두 시를 지을 수가 없었다. 박사가 되어서는 이백고와 더불어 홍문관에서 있을 때 이백고가 이런 시를 지었다.

 

옥당 따뜻한 봄날 해가 비로소 긴데

남쪽 창에 기대어 졸면서 멍청해지네.

우는 새 두어 소리에 낮 꿈을 깨니

살구꽃이 방싯 웃어 새로 시에 드네.

 

둘째 형이 이렇게 차운했다.

 

어린 제비 우는 비둘기에 낮이 더디 가는데

차가운 봄날 태액지에 버들가지 어리석은 듯

옥당에서 잠 깨어 할 일이 없어서

때로 만전을 펴놓고는 시를 베끼노라.

 

또 장의동 조지서에서 놀 때 잔치를 벌였는데, 기녀 여러 명이 있었고 스님도 여러 명이 있었는데 둘째 형이 이런 시를 지었다.

 

꽃이 있고 술도 있고 또한 산도 있어

손도 기뻐하고 주인도 기뻐하며 스님 또한 기뻐하네.

취해서 두 귀가 붉어져도 사양하지 않는데

떨어지는 물줄기 낯에 뿌려 사람을 서늘하게 하네.

 

이백고가 사람을 서늘하게 하네를 소리소리 다 차도다로 고치라고 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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