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盧蘇齋五言律。酷纇杜法。一字一語。皆從杜出。其詩書禮學未。四十九年非之句。世皆傳誦。實出於老杜詠月詩曰。羈棲愁裏見。二十四回明。可謂工於依樣矣。杜詩長律。縱橫雄宕。不可學而能之。故蘇,黃兩陳。俱不敢倣其體。而蘇齋欲力追及之。難矣哉。康府尹 復誠 嘗從蘇齋學詩。蘇齋曰。我與湖陰詩名相埒。世不能辨其優劣。僕之長律。不及湖陰。湖陰短律。不及於僕。各有長處耳
노소재의 오언율은 두보의 시법과 아주 유사하고 한 자 한 구절이 모두 두보에게서 나왔다. 그의 시 ‘시서예악을 아직 배우지 못했으니, 49년을 잘못 살았네’라는 구절은 세상에서 모두 전하며 암송했는데, 실은 두보의 영월시에서 말한, ‘나그네되어 근심 속에서 보니 스물네 번이나 날이 밝았다네’에서 나왔으니, 의양이 공교롭다고 할 만하다. 두보의 긴 율시는 종횡무진하고 규모가 커서 배워서 능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소 황 양진은 다 감히 그 체를 모방하려 하지 않았는데도 소재는 힘껏 그에 따라잡으려 했으나 어려운 일이다. 강부윤이 다시 정성으로 일찍이 소재의 시를 따랐는데 소재가 말하기를, ‘나와 호음의 시는 세상에 이름이 나서 그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내 긴 율시는 호음에 미치지 못하고 호음의 짧은 율시는 내게 미치지 못해서 각기 장처와 단처가 있을 뿐이다’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