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昔在己酉詔使之遊漢江也。一時名於詩者。皆以製述官隨之。乘船在後。相與評論古今詩。滿舡喧然。語及蘇齋。一口言曰大家手也。安敢輕議。座有二三人獨曰。短律雖佳。長律則麤厲。不足取。車典籍 雲輅 攘臂大呼曰。小家之作。雖一篇一句可詠。綴拾纖碎。索無氣力。至如蘇齋之作。有萬鈞之勢。安敢與之爭衡也。無異草間蟋蟀遇洪鐘而止。因擧遊金剛山長律一首而誦之。其屯雲古檜陰陰洞。落日危橋淺淺灣之句。三復詠歎。以余觀之。上句渾厚。下句雅亮。輕重似不均稱矣
옛날에 조사가 한강에서 유람할 때, 한 때 시로 이름난 이들이 모두 제술관으로서 그를 수행했다. 배에 오른 후에 서로 고금시를 평론하느라 온 배가 시끌벅적했다. 소재에 관한 얘기에 이르자 한 사람이, ‘대가의 솜씨니 어찌 감히 가벼이 의논하겠는가’라 했다. 좌중의 두세 사람만이, ‘단률은 비록 좋으나, 장률은 거칠고 사나워 취할 바가 아니오’라 했다. 차전적이 팔을 걷어부치고 크게 부르짖기를, ‘소가의 작품은 비록 한 편이나 한 구절이 읊조릴 만하나 여기저기서 주워모아 연약하고 조잡하여 기력을 찾을 수가 없다. 소재의 작품에 이르러서는 만균의 기세가 있으니 어찌 감히 이와 다투겠는가. 풀숲의 귀뚜라미가 큰 종을 만나서 그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 했다. 이어서 유금강산이라는 장율 한 수를 들어 외우면서 그 중에, 구름 낀 늙은 전나무숲 어둑어둑한 골짜기, 지는 해 위태로운 물가의 다리로다라는 구절은 세 번을 다시 영탄하였다. 내가 보건대, 위의 구절은 혼후하고 아래의 구절은 고아하고도 맑아 경중이 고르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