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李東嶽學士安訥。 詩格渾厚濃麗。實罕世之才。佳作不可勝記。其宰秋城之日。偕僕登俛仰亭賦詩。僕敢唐突先手頷聯曰。殘照欲沈平楚闊。太虛無閡衆峯高。自以得儁語。東嶽次韻曰。西望川原何處盡。南來形勝此亭高。下句隱然與老杜海右此亭古。語勢畧似。可謂投以木果報之瓊琚 顧天使時 以擯相月沙李月沙幕下到龍灣。登統軍亭有詩曰。六月龍灣積雨晴。淸晨獨上統軍亭。茫茫大野浮天氣。曲曲長江裂地形。宇宙百年人似蟻。山河萬里國如萍。忽看白鶴西飛去。疑是遼陽舊姓丁。此豈非大手也。 학사 동악 이안눌의 시격은 혼후하고 농려해서 실로 세상의 드문 재주로 훌륭한 작품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재추성지일과 나의 등면앙정부시를 나란히 두면, 내가 감히 당돌하게 먼저 함련에 왈, 평활한 넓고넓은 들에 석양빛 넘어가려는데 텅비어 막힘 없는 허공에 뭇 봉우리도 높아라. 스스로 뛰어난 어구를 얻었다. 동악이 차운하기를, 서쪽으로 바라보는 천원은 어느 곳에 다할까 남에서 오는 형승 이 정자 높기도 하구나. 하구는 두보의 ‘바다 오른쪽에서 오래된 이 정자’와 어세가 유사하다. ‘모과를 던져서 구슬로 보답받네’라 할 만하다. 고천사가 왔을 때 빈상 이월사의 막하로서 용만에 이르렀는데, 통군정에 올라 시를 지었다. 유월 용만에서 비 갠 날마다 맑은 새벽에 통군정에 홀로 오르네. 질펀한 넓은 들에는 하늘기운 떠오르고 굽이굽이 긴 강은 땅의 형세를 가르네. 우주 백년에 인간은 개미 같고 산하 만리에 나라는 부평초 같도다. 문득 백학이 서쪽으로 날아가니 이는 요양의 옛 벗 정령위 아닌가. 이 어찌 대단한 솜씨가 아닌가.
霽湖詩話 11
2019. 4. 8. 0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