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近者無詩 非無詩 詩之可者無有也 大抵 人不致力於古作者 徒事擧業 或工於科賦科詩 而全昧於古詩律 雖粗解綴句者 亦未脫科體 故如村鼓島笛 雜亂不堪聞 其可詩云乎哉 人傳一鄉士詩曰 唐虞勳業日蕭條 風雨乾坤久寂寥 春到碧山花鳥語 太平遺跡未全消 雖非唐格 擺脫科臼 章法渾成 惜乎 失其名而不傳於世也
요즘에 시가 없다는 것은 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시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대개 사람들이 옛 시인들보다 힘을 들이지 않고 한갓 과거공부만 일삼는다. 혹 과거의 부와 시에는 능하나 고시율에는 아주 어두우며, 비록 조악하게나마 시구를 얽을 줄 아는 이라도 과거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촌사람의 북소리, 섬사람의 피리소리처럼 난잡하여 차마 들을 수가 없으니 그것을 시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전한 어떤 시골선비의 시.
당우의 훈업이 쇠퇴해버린 지금
비바람 몰아치는 천지 오래도록 쓸쓸하구나.
봄이 와 산 푸르니 꽃 속에서 새가 지저귀니
태평시절 유적이 다 사라진 건 아니라네.
비록 당의 격조는 아니나 과시체의 폐해에서 벗어나서 시 짓는 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 이름을 잃어 세상에 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