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古今績學之士 靡不以勤致之 我東文章鉅公 多讀書者 亦可歷數 世傳 金乖崖閉門讀書 不窺外 下堂見落葉 始知秋天 成虛白 晝讀夜誦 手不釋卷 如廁或至忘返 金馹孫 讀韓文千遍 尹潔 讀孟子千周 盧蘇齋 讀論語」「杜詩二千回 林白湖 讀中庸八百遍 崔簡易 讀漢書五千周 偏讀項籍傳 至一萬回 車滄洲 讀周易五百遍 李東岳 讀杜詩數千周 柳於宇 讀莊子」 「柳文千回 東溟鄭君平 讀馬史數千遍 余性魯鈍 所讀之工 倍他人 若馬漢韓柳 皆抄讀至萬餘遍 而其中最喜伯夷傳 讀至一億一萬三千算 遂名小窩曰 億萬齋 仍作一絶曰 搜羅漢宋唐秦文 口沬讀過一萬番 最嗜伯夷奇恠躰 飄飄逸氣欲凌雲 去庚戌 值歲旱 八路凶歉흉년들겸 翌年大飢疫 都鄙積屍 不知其數 人有謂余者曰 今年死者 與君讀書之數 孰多云 盖戲余之讀也

 

예나 이제나 학문을 쌓은 선비치고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고서 그 경지에 도달한 이는 없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문장가 중 책을 많이 읽은 이 역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다. 세상에 전하기를, 김괴애는 문을 닫아걸고 책을 읽으며 밖을 내다보지도 않아 마루를 내려와 낙엽을 보고서야 비로소 가을이 온 것을 알았고, 성허백은 낮에 읽은 것을 밤에 외우느라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으며, 변소에 갈 것 같으면 혹 돌아오는 것도 잊었고, 김일손은 한문 천 편을 읽었고, 윤결은 맹자를 천 번 읽었고, 노소재는 논어와 두시를 이천 번이나 읽었으며, 임백호는 중용을 팔백 번 읽었고, 최간이는 한서를 오천 번이나 읽었으며 특히 항적전을 읽은 것이 만 번에 이르렀고, 차창주는 주역을 오백 번이나 읽었고, 이동악은 두시를 수천 번이나 읽었으며 유어우는 장자, 유문을 천 번이나 읽었으며, 동명 정군평은 마사를 수천 번이 읽었다는데, 나는 품성이 게으르고 둔해서 책을 읽은 공이 다른 사람의 배나 된다. 사기 한서 한유 유종원 모두 초록해서 만여 번을 읽었고, 그리고 그 중에서도 백이열전을 가장 좋아해서 일억일만 삼천 번을 읽었다. 그래서 내 작은 집을 억만재라고 부른다. 그래서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진한당송의 글을 찾아 늘어놓고

침 튀기며 읽기를 일만 번이 넘었네.

백이의 기괴한 이야기를 제일 좋아해서

표연히 빼어난 기개 구름보다 낫도다.

 

지난 경술년에는 가뭄이 심해서 온 세상이 흉년이 들어 다음 해에는 굶주리고 역병이 돌아 도시나 시골이나 시체가 쌓여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내게, 금년에 죽은 이와 그대가 읽은 책의 숫자 중 어느 것이 더 많나요?라고들 했다. 아마도 내가 책을 많이 읽은 것을 놀린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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