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許筠評石洲詩曰 汝章之詩 如絕代佳人 不施鉛朱 以遏雲聲 唱羽調 界面調於燭下 曲未終而起去 盖指詩語自然可愛 久而愈不忘也 車滄洲評東岳詩曰 子敏之詩 如衡岳無雲 洞庭不波 盖謂詩格雄拔鉅麗 而差小奇巧造化之意也 權之空山木落雨蕭蕭 李之江頭誰唱美人詞 皆為鄭松江而作 而俱是絕響 世不敢輕重 盖權之首句 有如雍門琴聲 忽然驚耳 使人無不零涕 李之末句有如赤壁簫音 不絕如縷 猶含無限意思 雖難優劣 然格調則權
허균이 석주의 시를 평하여, “여장의 시는 마치 절대가인이 화장하지도 않고서 알운성으로 등불 아래서 우조 계면조를 부르다가 곡이 끝나기도 전에 일어나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마도 시어가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 오래될수록 더욱 잊지 못할 것을 가리킨 것일 것이다. 차창주는 동악의 시를 평하여, “자민의 시는 마치 형산에 구름이 걷히고 동정호에 파도가 일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마도 시격이 웅대하고 크기는 하지만 기교를 부려서 만든 것이 전혀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권의 ‘공산목락우소소’와 이의 ‘강두수창미인사’는 다 정송강을 위해서 지은 시로, 모두 절창이어서 세상에서 감히 경중을 논하지 못한다. 아마도 권의 첫 구절은 옹문주의 거문고 소리 같아서 갑자기 놀라게 되어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하며, 이의 끝 구절은 적벽에서 통소소리가 실처럼 끊이지 않아 끝이 없는 뜻을 담고 있는 듯하여 비록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우나 격조는 권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