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石洲 東岳 文章齊名 難可優劣 七言律 權固多讓於李矣 至若五言律古 七言絕古 李亦不可當 李常自評曰 若以三國人材論之 吾其為司馬氏乎 盖言詞家正統有歸也 且贈權詩曰 吾友永嘉子 今時諸葛侯 則必以孔明歸石洲也 石洲詩 如忠州石 天何蒼蒼 君不見 等七古 古意諸篇 五古及五律中奇妙者 皆李所不及 東岳七律中 六月龍灣積雨睛 春深宮柳綠勝苔 日競魂抵十春 等百餘篇 非但權所不及 亦可以壓一世 而集大成矣 五律 萬里琉球國 最奇
석주와 동악은 문장으로 나란히 이름이 났는데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칠언율시는 확실히 이에게 많이 양보할 것이지만, 오언율시와 고시, 칠언절구와 고시에 이를 것 같으면 이가 당해낼 수 없다. 이가 항상 스스로 평하기를, “만약 삼국의 인재로 따진다면 내가 사마씨가 될 것이다.”라 했다. 아마도 시인의 정통을 자기에게 돌린 말일 것이다. 또 권에게 주는 시에서,
내 벗 영가자는
오늘날의 제갈무후로다.
라고 한 것은 곧 틀림없이 공명을 석주에 비유한 것이다. 석주의 시, 충주석, 천하창창, 군불견 등 칠언고시과 고의 여러 편과, 오언고시와 오언율시 중 기묘한 것은 모두 이가 미칠 바가 못된다. 동악의 칠언율시 중에서 유월용만적우청, 춘심궁류록승태, 일일긍혼저십춘 등 백여 편은 비단 권이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역시 일세의 압권으로 집대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언율시, 만리율구국이 가장 기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