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絕句必得情境 然後可袪冗語 余曾於甲午秋 往省軍威縣時 曉發安奇驛 是夕當入縣 適因耳目所聞見 得一絕曰 前村〔機〕杼後村砧 驛路繁霜一寸深 窓外曉鷄催盥櫛 也知遊子暮歸心 又於丙午赴燕時 到連山驧遇齎曆譯官之還國者 寄親庭書 作一絕曰 好去長程縷縷絲 堅緘還恐折緘遲 平書二字題書表 遙想家親人眼知 未和前後之作孰優也 五言則尤難 故平生得意者絕少 甞往日本 有人請題畫鷄軸,書贈曰 咫尺扶桑曉 胡為獨不鳴 恐孤客一夢 應絕五更聲 又北行時 還過遼東有吟曰 去國纔三月 貪程欲奮飛 如何華表鶴 千載始思歸 亦未知孰優也
절구는 반드시 정경을 얻고 난 후에야 군말을 없앨 수 있다. 내가 일찍이 갑오년 가을에 군위현에 가서 살필 때 새벽에 안기역을 떠나 그날 저녁에 고을에 들어갔다. 마침 귀와 눈으로 보고 들은 대로 절구 한 수를 얻었다.
앞마을에는 베틀소리 뒷마을엔 다듬잇소리
역길에는 되내기 한 치나 깊네.
창 밖에는 새벽닭이 세수하고 머리 빗으라 재촉하네
나그네 늦게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 아는 양.
또 병오년에 연경에 갔을 때, 연산역에 이르러 책력을 가지고 귀국하는 역관을 만나 집에 서찰을 보내면서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실처럼 길고 먼 길 잘 가라면서
잘 봉한 편지 늦게 열어볼까 저어하네.
안부편지 두 글자 편지 겉봉에 썼으니
가친께서 보고 아실 것을 멀리서 상상하네.
앞뒤의 작품 중 어느 것이 나은지는 모르겠다. 오언은 더욱 어려워서 평생 마음에 드는 것이 아주 드물다. 일찍이 일본에 갔을 때 어떤 이가 닭을 그린 족자에 시를 청하여 이런 시를 써주었다.
새벽 부상이 지척인데
어찌 홀로 우지 않는가.
외로운 나그네 꿈 깰까 저어해서
오경 울음소리 당연히 끊겼다네.
또 북경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요동을 지나며 읊은 시.
나라 떠난 지 겨우 석 달
나는 듯 가는 길 재촉하네.
어찌 화표주의 학은
천 년만에 돌아오려 하는가.
역시 어느 것이 나은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