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余於丙辰關服〔服闋〕後 出住松山 荒凉無比 時 退憂金相公壽興 翠屛趙尙書珩 先已卜居 頗定生理 余戲題一絕曰 退相屛翁各一邱 鯫生今乂返莵裘 荒田破屋尤疲弊 若比三分我益州 南谷鄭相公知和 見之大笑曰 當入小說
나는 병진년에 상복을 벗은 후에 송산에 나가 살았는데, 황량하기가 비할 데 없었다. 그때 상공 퇴우 김수흥과 상서 취병 조형이 먼저 이미 살고 있어서 자못 생활이 안정되어 있었다. 내가 장난삼아 절구 한 수를 지었다.
퇴상과 취병 노인이 각기 한 언덕을 차지했는데
소생 또한 이제 은거할 곳으로 되돌아왔네.
거친 전답과 쓰러진 집은 더욱 피폐하니
삼국에 비유한다면 나는 익주에 있네.
상공 남곡 정지화가 이를 보고서 크게 웃고는, 응당 소설에 넣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