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沈貞作己卯士禍 後出居逍遙亭 作題咏 釘板于壁上 其一聯曰 靑春扶社稯 白首臥江湖 一日夜 有俠少 持劍 開戶而入 捽貞髮 數之曰 汝作士禍 善類殆盡 宗社幾覆 汝何敢以 扶社稯 臥江湖 等語 作詩懸板乎 汝若不亟改 扶 臥 兩字 ,吾當斬汝 貞顫伏謝曰 當如敎扶字改以危臥字改以蟄何如 俠少曰 否 然則當改何字耶 願敎之 俠少曰 扶字改以傾臥字改以汚宜矣 貞只曰 唯命是從 其四代孫 逍遙亭感古詩 一聯曰 舊恨波難洗 新愁酒欲春 盖追其先愆 有無限歎嘅底意 句亦淸新可喜
심정은 기묘사화를 일으켰고 뒤에는 소요정에 나가 살면서 제영을 짓고 벽에다 쇠 시판을 박았는데 그 한 연.
젊었을 때는 사직을 지탱하고
머리 허열 때는 강호에 누웠네.
어느 날 밤 어떤 젊은 협객 하나가 칼을 가지고 문을 열고 들어와서 심정의 머리카락을 잡아쥐고는, 너는 사화를 일으켜 착한 이들을 다 없애서 종묘사직이 뒤집어질 지경인데, 너는 어찌 감히 부사직이라 하고 강호에 누웠다 등의 말로 시를 지어 시판을 내걸 수 있느냐? 네가 빨리 부와 와 두 자를 고치지 않으면 내 마땅히 너를 참하고 말겠다고 따졌다. 심정이 꿇어 엎드려 사죄하면서, 당연히 시키는 대로 부자를 위자로 고치고 와자를 칩자로 고치면 어떻겠습니까라 했다. 젊은 협객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 어떤 자로 고쳐야 하겠습니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라 하자, 젊은 협객은, 부자는 경으로, 와자는 오자로 고치는 것이 마땅하다라 했다. 심정은 다만 명대로 따를 뿐입니다라 했다. 그의 사대손 소요정감고시 한 연.
옛 한은 물결로도 씻어내기 어렵고
새로운 시름 술 마시자 녹네.
아마도 그 선조의 잘못을 더듬어 보고서는 무한히 개탄하는 뜻이 깔려있고 글귀도 청신하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