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華使之來 容齋為儐相 湖陰諸公為從事 及其還也 諸公以詩送之 長篇傑句 郁燁璀璨 而華使皆不許可 獨容齋絕句 明月莫須出 天風休更吹 月出有驚鳥 風吹無定枝 華使稱賞不已 湖陰竊怪之 及還朝 沈誦此句數月 然後始知其妙 盖臨別時 觸物易感 彼月出而鳥驚 風吹而枝動 俱可以助離懷 有言外之意 華使之獎 蓋以此也
중국 사신이 오자 용재가 접반사가 되고 호음과 여러 사람이 종사관이 되었는데 그가 돌아갈 때 여러 사람이 시로써 그를 전송했는데 장편 걸구가 빛나고 아름다웠으나 중국 사신은 하나도 좋다 하지 않았다. 유독 용재의 절구,
밝은 달은 반드시 뜰 것 없고
바람아 다시는 불지도 마라.
달이 뜨면 새가 놀라게 되고
바람이 불면 고요한 가지도 없으니.
만을 중국 사신이 칭찬하기를 그치지 않으니 호음이 은근히 이상해했다. 조정에 돌아와 이 구절을 깊이 암송하기를 두세 달 하고 나서야 그 묘함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대개 헤어질 때는 접촉하는 사물마다 쉬 감상에 빠지게 한다. 저 달이 떠서 새가 놀라고, 바람이 불어서 가지가 흔들리는 것들은 다 이별의 정회를 돕는 것들이라서 말 밖에 뜻이 있다. 중국 사신이 칭찬한 것은 아마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