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余平生拙於翰墨 詩律尤非所長 甞罷官 寓居西湖 泛舟遊栗島 口占一絕曰 江湖風月浩無涯 浮世光陰鬂欲華 輕舠短笛烟波外 不是漁村便酒家 只遇景寫興而已 栗島卽金籠岩澍故址也 今有杏亭 詩友沈聖韶鳳儀有句曰 事往百圍喬木老 名留千古大江長 蓋咏籠岩舊事也

 

내 평생 글짓기에는 졸렬했는데 시율에는 더욱 잘하지 못했다. 일찍이 파직되어 서호에 우거할 때 돛단배를 띄워 율도에서 놀면서 입으로 절구 한 수를 읊조렸다.

 

강호의 풍광은 끝도 없이 넓기만 한데

덧없는 세상 세월에 귀밑머리 희어지네.

가벼운 배 짧은 피리에 안개 낀 물가는

이는 어촌이 아니라 바로 술집이라네.

 

다만 풍광을 만나 흥을 그려냈을 뿐이다. 율도는 곧 농암 김주의 옛터인데 지금은 행정이 있다. 벗 성소 봉우가 지은 구절.

 

일은 지나가고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도 늙었는데

이름은 천고에 남아 큰 강처럼 길기도 하구나.

 

아마 농암의 옛일을 읊조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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