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正

洪萬宗

 

1) 我東 自麗朝至于今 作為詩話 或小說 以傳於世者 夥矣 各因見聞而筆之 其詳略之不侔 取舍之不同 無足怪也 至於作者之姓名互換 朝代或舛 如石頭松老一片月 天末雲低千點山之句 李仁老破閑集 以鄭知常詩載之 崔滋補閑集 以榮陽補闕詩錄之 上磨星斗屋三角 半出虛空樓一間之句 補閑集 以使臣崔姓名亡者載之 李齊賢櫟翁稗說 以鄭知常詩錄之 水鳥浮還沒 山雲斷復連 徐居正東人詩話 以唐時高麗使詩 載之 曺伸謏聞瑣錄 水鳥浮還沒 以士人沈善詩錄之 山雲斷復連 以參判洪逸童詩錄之 春夢亂如秦二世 覊愁强似魯三家之句 權應仁松溪漫錄 以魚無迹詩 載之 申欽啨窓軟談 以文官朴蘭詩 錄之 使觀者 莫知適從 展轉失眞 若非博洽之士 安得辨主客而定是非耶 後之秉筆記詩者 不可不審也

 

우리나라는 고려 때부터 지금까지 시화와 소설을 지어 세상에 전하는 것이 많다. 각자의 견문에 다라 썼기 때문에 그 상세함과 소략함이 같지 않고 취사선택이 같지 않음은 이상할 것이 없다. 작자의 성명이 바뀌기도 하고 시대가 맞지 않기까지 한다.

 

돌머리 늙은 소나무에 한 조각 달이 뜨고,

하늘 끝 구름 밑에는 점점이 산이 있네.

 

라는 구절은 이인로의 파한집에는 정지상의 시로 올라 있고, 최자의 보한집에는 영양보권시로 기록되어 있다.

 

위로는 북두성에 닿을 듯한 삼각 지붕

허공에 반쯤 매달린 누대 한 간.

 

이라는 구절은 보한집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최아무개로 실려 있고, 이제현의 역옹패설에는 정지상의 시로 기록되어 있다.

 

물새는 떴다가는 다시 가라앉고

산 구름은 흩어졌다 다시 모이네.

 

는 서거정의 동인시화에는 당나라 때 고려 사신의 시로 실려 있고, 조신의 소문쇄록에는 물새는 떴다가는 다시 가라앉고가 선비 심선의 시로 기록되어 있고, 산 구름은 흩어졌다 다시 모이네는 참판 홍일동의 시로 기록되어 있다.

 

봄 꿈은 진나라 이세 때보다 어지럽고

나그네 시름은 노나라 삼가인 양 강하네.

 

라는 구절은 권음인 송계만록에는 어우적의 시로 올라 있고, 신흠의 청창연담에는 문관 박란의 시로 기록되어 있다. 보는 이들이 따라가야 할 바를 아지 못하게 하여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옳은 것을 잃어버리게 한다. 만약 널리 아는 선비가 아니라면 어찌 주객을 가려내어 옳고 그른 것을 정할 수 있겠는가. 뒷날 붓을 들어 시를 기록하는 이는 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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