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象村晴窓軟談云 趙瑗妾李氏詩一句 江涵鷗夢濶 天入鴈愁長 古今詩人 未有及此者 余見唐人項斯詩曰 水涵萍勢遠 天入鴈愁長 李氏此句 全出於此 象村豈不見項斯詩耶 余見許氏蘭雪送其兄荷谷謫甲山詩五言律頸聯 河水平秋岸 關雲斂夕陽 卽是唐人全句 無一字異同 此可謂活剝生吞者也
상촌의 청창연담에서, 조원의 첩 이씨의 한 구절.
강은 갈매기의 꿈을 안아 널따랗고
하늘은 기러기의 시름을 들여 멀기도 하구나.
를 고금의 시인들이 이에 미칠 이가 없다고 했다. 내 당나라 사람 항사의 시를 보니,
물에는 부평초가 아득히도 떠 있고
하늘에는 기러기의 시름을 들여 멀기도 하구나.
라는 구절이 있었다. 이씨의 이 구절은 모두 여기에 나온 것이다. 상촌이 어찌 항사의 시를 보지 못했겠는가? 내 허난설헌의, 그녀의 오빠 하곡이 갑산으로 유배가는 것을 오언율시 경련을 보니,
강물은 가을 언덕에 잔잔하고
변방 구름은 석양에 걷히려 하는도다.
라는 이 구절은 당나라 사람의 시 그대로 단 한 자도 다른 것이 없이 같다. 이것을 산 채로 벗겨서 생으로 삼킨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