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文章雖曰小技 業之最精也者 蓋非麤心大膽之所可易言 而世之言唐者 斥宋曰 卑陋不足學也 學宋者斥唐曰 萎弱不必學也 茲皆偏僻之論也 唐之衰也 豈無俚譜 宋之盛也 豈無雅音 只在吾自得之妙而已 今世啁啾之輩 自謂超宋越唐 詩尚毛詩選詩 文尙虞書秦漢 而究其所詣 則無音響 無意味 可笑不自量也 芝峯類說云 人有身居堂下 眼在管中 而妄論古人優劣 或聞人所言 而定其是非 如此者 非有眞知實得者也 至其所自為詩若文 則不惟不及古人 有若小兒之學語 擧子之常談而已 自識者見之 豈不憐且笑哉 芝峯此言 必有所激而發 今並錄此 以為妄論者之戒
글쓰는 일을 잔재주라고들 하지만, 일 중에서도 가장 정밀한 것이다. 마음이 거칠고 대담한 사람이 쉽게 말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당시를 말하는 이는 송시를 배척하며, 비루해서 배울 것이 못된다라고 한다. 송시를 배우는 이는 당시를 배척하며, 위약해서 배울 것이 없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편벽된 논리다. 당시가 쇠하면 어찌 속된 글이 없을 것이며, 송시가 성할 때 어찌 아음이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내 스스로 그 묘미를 체득하는 데 있을 뿐이다. 요즈음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무리들은 스스로 송시를 뛰어넘고 당시를 뛰어넘어 시는 시경과 문선을 숭상하고 글은 수서진한을 숭상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조예를 따지고 보면 아무런 음률도 뜻도 없으니 자신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가소롭다.
지봉유설에, 사람들이 몸은 마루 밑에 있고 눈은 대롱 속에 있으면서 망령되이 옛사람들의 우열을 논한다. 어떤 이는 남의 말을 듣고서는 옳고 그름을 정하려고 한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참으로 실체를 얻어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지은 시와 문에 이르러서는 옛사람들에 오히려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과 같고 과거를 보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일 뿐이다. 아는 이들이 그것을 보면 어찌 불쌍하다고 웃지 않겠는가라 했다. 지봉의 이 말은 틀림없이 마음에 격발한 것이 있어서 한 말일 것이다. 이제 이 말을 함께 수록해서 망령되이 논하는 이들의 경계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