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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날씨가 차다. 일교차가 심해서 몸이 적응하기가 힘들다. 필암서원에 갔다가 추향제를 모시는 날이라서 일찍 돌아와 집에 들어서니 온몸이 땀이다. 필암까지 슬슬이를 타고 왕복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무려 한 시간 반이나 달려야 하는 거리. 아버지께서 그동안 주워 모아 놓으신 밤을 간추리느라 오전이 다 갔다. 밤은 왜 그렇게 벌레가 많은 것일까? 1/3은 벌레가 구멍을 뚫고 먹고 만다. 그걸 물에 담갔다가 씻어서 갈무리하고 나니 1시 반이다. 씻고 돌아서니 2시. 빈둥거리려던 생각을 바꾸어 찰칵을 들고 나섰다. 그동안 버려두었던 그 산을 더듬는다.

초입에 벌써 나늘 불러세우는 녀석이 있다. 산박하다. 여기저기 지천으로 피어 있다. 키가 작은 녀석, 키가 내 키를 훌쩍 넘어서려고 덤비는 녀석, 꽃이 하나 겨우 매달려 있는 녀석, 두 자 정도를 줄줄이 매달고 있는 녀석 그렇게 많기도 하다.

산박하
풀섶에 숨어서 조용히 자라더니만
어느새 어른되어 곱다란 꽃 피우고
이름도 산박하라나 누가누가 지었나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돌아서는데 풀숲에 그렇게도 숨어서 이제야 나나타는 이 꽃, 투구꽃이 맞을까? 딱 한 그루 자라서는 피어 있다. 좀 늦은 감이 있다. 벌써 시들어가는 기색이 보인다.

투구꽃
작년엔 너를 보려 입암엘 올랐더니
오늘은 생각지도 않구서 올랐드만
웬일로 불쑥 나타나 이런 기쁨 주느니
 

이제는 다 지고 저 혼자 남아 갸웃이 웃는다. 연잎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연보라 그 자태를 올올이 만들어서
꽃대공 치고나와 곱사론 송이송이
한동안 꾸었던 꿈을 장구채에 담았네
 

한여름을 수놓던 층층잔대도 이제는 져간다.

층층잔대


층층이 줄기마다 하나둘 얹은 사랑

여름내 빗속에서 꾸었던 그리움을

길게도 내민 혓바닥 가만가만 새기렴

 

벌개미취


가녀린 꽃잎사귀 애련도 하더마는

들에도 산속에도 둘셋넷 내밀더니

하루는 저 고운 맵시 황홀해서 어쩌나


 

엉겅퀴

할버지 무덤가에 그렇게 무성터니
누군가 내게 일러 여기렴 귀하게도
노인네 관절약이라 뿌리채로 캐었네

 

나비나물


처음엔 싸리꽃인 양 붉게도 내밀어서

그냥냥 지나치려다 혹시나 눈여겨 보니

아 글쎄 이름도 예쁜 나비나물 아닌가


 

산도라지
색색이 벙글었던 꽃망울 산도라지

세 해를 못넘겨서 뿌리채 썩더니만
저토록 씨방 만들어 고운 꿈을 접었나

 

쥐오줌풀
온 산야 지천으로 널려서 피더니만
왜 그리 미움받아 이름도 쥐오줌풀
꽃 지는 이 가을말미 아쉬움을 달래네
 

참취


여기도 희끗희끗 저기도 무더기져
봄부터 향기담아 입안에 퍼지더니
청순한 순백 자태를 숨기지도 못하네


 

미역취
어머니 무덤가에 외로움 달래려고
한 곳에 우뚝솟고 저쪽에 반향하고
샛노란 꽃잎새들이 모여모여 방실이
 

개여뀌
풀숲에 연자주빛 다소곳 피어나듯
하늘로 솟아오른 그리움을 담아서
꽃대공 밀어 올려서 오손도손 속삭여

 

이질풀씨방


곱다란 그 꽃잎이 하나 남아 눈 인사

선배는 씨방되어 솟구쳐 오르는데

오형제 막내가 되어 아쉬움을 기리네



내려오는 길가에 이 녀석이 진을 치고 있었다. 곱기도 해라, 저 엉덩이!

거미頌


저 거미 그물 짓고 무엇을 노리려나
하느님 두신 뜻을 저들도 아나 보다
날씬한 저 엉덩이가 삼만 년을 이어와


 


그렇게 하루해를 보내고 나니 이제는 졸린다. 그 산은 항상 거기에 있었고 내가 늘 거기에 없었던 거다. 지금도 나는 저 산이 내게 주는 행복을 많이도 놓치고 있을 거다. 왜? 게을러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답사를 하면 그때마다 새로운 걸 내게 주려고 준비한 산은 항상 말이 없다. 지난해에는 없던 아니 내 눈이 없던 그런 야생화들이 올해에는 나를 반겨줬고, 내년에도 또 그럴 거다. 용담을 아무리 찾으려 해도 보이지를 않는다. 아직은 제철이 아니라서인지, 아니면 작년에 보였으니 한 해는 건너뛰는 건지?

조물주의 재주는 정말 무한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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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잔대

층층이 줄기마다 하나둘 얹은 사랑
여름내 빗속에서 꾸었던 그리움을
길게도 내민 혓바닥 가만가만 새기렴

출처 : (사)CG art, 채고마당, 예술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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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추적추적

 

한적한 마을 도랑 비님은 방울방울

할 일도 이제서야 찾으면 뭣을 할꼬

다만당 기둘리고픈 임의 얼굴 그리워

 

 

 접시엔 호박전이 따스한 온기담고

유리잔 맑은 속에 보리술 방울방울

이보다 더한 즐거움 이승엔들 이시랴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슬슬이를 챙기려니 그만 비님이 방울방울 나더라 가지 말랜다. 심술이 나서 이침을 먹고는 심심풀이하고픈데 방법이 없다. 그래서 호박전 지글지글 보리술도 한 컵 크게 담아서 꿀꺽꿀꺽 마시다가는 그것도 재미가 없어 푸념삼아 찰칵, 한 소리 올리노니 임들이시여 양지하시고 용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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