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鄭東溟晚出 莫有能抗之者 張谿谷毎云 聞鄭詩來 則有如雷霆霹靂 令人自怕 自寫東溟警句于壁上 而觀之 孝廟濳邸時 亦以天山月初海雲深之絕句 付壁省覽 五律 七絕 皆其所長 而至若七言歌行 則彷彿李杜 我國前古所未有也 余嘗挽東溟詩一絕曰 工部之詩太史文 一人兼二古無聞 雷霆霹靂來驚耳 谿谷先生昔所云 盖記實也 其行文儷文 亦奇健可畏
정동명은 늦게 출사했지만 그를 당할 사람이 없었다. 장계곡이 늘 말하기를, “정의 시를 들으면 뇌성벽력이 치는 것 같아서 사람들에게 저절로 두렵게 만든다.”라 하고서는 스스로 동명의 놀랄 만한 시구를 벽에 써 놓고 이를 보았다. 효종이 아직 잠저에 있을 때, 역시 천산월초해운심이라는 절구의 시구를 벽에 붙여놓고 살펴보았다. 오언율시와 칠언절구 모두가 그가 잘 짓는 것인데 칠언가행에 이를 것 같으면 이백이나 두보를 방불케 하니, 우리나라에는 없던 일이다. 내가 일찍이 동명의 만시 절구 한 수를 지었다.
두보와 같은 시, 사마천의 문장
한 사람이 겸했으니 예도 못 듣던 일
뇌성벽력이 귀를 놀라게 한다니
계곡 선생이 옛날에 이르시던 말씀
대개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문장과 변려문 또한 기이하고도 강건하여 두려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