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余宗丈任大仲埅 號水村 工於詩 其拱北樓詩云 垂楊拂地亂鶯啼 夢罷高樓歸思迷 細雨飛花村遠近 煙烟芳草水東西 春如棄我無情去 詩為逢君得意題 霽後憑欄獨回首 亨亭落日下江提 藻思淸婉 又一絕云 一抹炊烟生 孤村在山下 柴門老樹枝 來繫行人馬 寫出孤村暮景 宛在眼中

 

내 가문 어른이신 대중 임방은 호가 수촌인데 시에 빼어나셨다. 그의 공북루시.

 

수양버들 땅에 늘어지고 어지러이 꾀꼬리 우는데

꿈 깬 높은 누각에 고향 생각 그칠 줄 모르네.

가랑비에 꽃 날리는 속에 마을은 가까이도 멀리도 있는데

안개 아지랑이 싱그런 풀과 물이 동서에 있네.

봄이 날 버린 듯 무정하게도 가버리지만

그대 만나 시를 뜻대로 지을 수 있네.

비 갠 뒤 난간에 기대어 홀로 고개 돌리니

시원한 지는 해 강둑에 쏟아지네.

 

시상이 맑고도 아름답다. 또 절구 한 수.

 

한 줄기 저녁 연기 피어나니

산 아래 한적한 마을 있네.

삽작 곁 늙은 나무 가지에는

행인이 와서 말을 매네.

 

한적한 마을의 저녁 풍경을 묘사한 것인데 완연히 눈에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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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趙光甫持謙 以淸直不容於朝 長逝之日 有白鳥十數翔集屋上云異哉 有人以詩弔之曰 如何大鳥來相弔 昔在關西今海濱 微禽亦悼仁人逝 人若不哀人不人 任公輔相元挽曰 涇渭未分心獨苦 風霜相薄舌猶存 人以為實錄

 

광보 조지겸은 청직함으로 해서 조정에 용납되지 못하다가 죽는 날 흰 새 십수 마리가 옥상에 모여들었다고 하니 이상하도다. 어떤 이가 시로써 그를 조상했다.

 

어찌해서 많은 새가 조문을 하는가

예전에는 관서에 있더니 지금은 바닷가에 있네.

미물인 새도 어진 이 죽음을 슬퍼하는데

사람으로서 슬퍼하지 않다면 사람도 아니네.

 

공보 임상원이 지은 만사.

 

경수와 위수가 나뉘지 않아 마음 홀로 괴롭고

풍상 몰아쳐도 혀는 아직 살아있다네.

 

사람들은 실제로 있는 일을 기록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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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李參判瑞雨 號松坡 漁村卽事詩云 急雨懸山風湧波 數間茅屋掩靑蘿 箇中人事商量得 兒補魚罾父織簔 此詩盖襲朴思菴 籬掛簔衣簷晒網 望中漁屋夕陽多之句 而商量得三字 不雅

 

참판 송파 이서우의 어촌즉사시.

 

소나기 산에 쏟아지고 바람은 파도처럼 몰아치니

두어 간 초가집이 댕댕이덩굴에 덮혔네.

그 속에서 사람의 일 헤아려

아이는 고기가리 고치고 아버지는 도롱이 짜네.

 

이 시는 아마도 박사암의,

 

울타리에 도롱이 걸어두고 처마에는 그물 말리는데

바라보니 고기잡이집은 석양녘에 많기도 하더라.

 

를 답습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상량득 세 자는 우아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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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西溪朴世堂 退居田舍 耽其書史 其咏蠹魚詩曰 蠹魚身向卷中生 食字多年眼乍明 畢竟物微誰見許 秪應長負毁經名 此蓋自况之詩 而末節與詩相符 豈先讖耶

 

서계 박세당이 시골집으로 물러나 살면서 서사를 탐독했는데 그 영두어시.

 

좀벌레 신세로 책 속에 살다가

여러 해 글자를 파먹더니 눈이 이제야 밝아졌네.

끝내 보잘것없어 뉘 돌아볼까마는

다만 경서를 훼손했다는 이름만 길이 짊어지겠네.

 

 

이는 아마도 스스로를 비유한 시지만 그의 만년이 시와 부합되니 어찌 예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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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同春堂在旅邸 有還山之意 壺谷南龍翼 往拜同春 同春要其賦詩 壺谷卽席書呈曰 今年春事剩三旬 及到春歸更惜春 若遣先生留不去 春風長襲座中人 盖時庚戌歲閏三月也 故有 春事剩三旬之語 同春稱善

 

동춘당이 여관에 있을 때 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뜻이 있었다. 호곡 남용익이 가서 동춘에게 배알하니 동춘당이 그에게 시 쓰기를 청했는데, 호곡이 즉석에서 써 주었다.

 

올봄 일은 삼순이나 남았지만

봄이 돌아갈 때가 되었으니 다시금 봄이 아까와라.

만약 선생을 잡아두고 못 가게 한다면

봄바람이 늘 좌중의 사람에게 오래도록 불 터인데.

 

아마 그때가 경술년 윤삼월인 까닭에 봄이 삼순이나 남아 있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동춘이 좋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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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余王考正郎公諱濬 甞次鄭耐菴士雄所嘲車五山車字韻古詩 車滄洲見而激賞 以為文章士 又甞有聯云 春來消息一鴈背 老去光陰雙鬂邊 桑楡晚計靑山在 稷契初心白髮飄 鄭東溟極稱賞云

 

내 할아버지 정랑공은 휘가 준이신데, 일찍이 내암 정사웅이 조롱한 차오산의 차자 운의 고시를 차운했다. 차창주가 보고는 크게 칭찬하면서 문장을 잘하는 선비로 여겼다. 또 일찍이 한 연을 지었다.

 

봄이 되니 소식은 기러기 등에 있고

늙어가니 세월은 귀밑머리에 찾아드네.

노년의 계획이 청산에 있어서

중신이고자 하던 마음에 흰 머리 날리네.

 

정동명이 매우 칭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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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許眉叟穆 宰三陟以後 自言 有疾則恒見草笠布衣者 不知自何來 奔走供役 辭去則疾已 以為異驗 及壬戌病革 謂其家人曰 草笠者常隨不去 吾其死乎 囗占一絕曰 有感必有應 此理本不虛 殷人嚴鬼神 鬼神豈欺佘 臨沒 又作一絕曰 說讀古人書 行年八十餘 所為百無餘 拙戇無如余 及沒 草笠布衣者與許 現夢於他人 世疑其伽倻後身云夫許大岳之胤 意 許取其姓而用事耶 若爾則襯切

 

 

미수 허목이 삼척 원을 지낸 이후 스스로, 병이 나면 항상 초립에 배옷을 입은 이를 보는데 어디로부터 온 지 알 수가 없었으나, 바삐 함께 일을 하고 나서 물러가면 병이 나아 이상한 효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술년이 되자 집안 사람들에게, 초립자가 늘 따라다니며 가지를 않으니 내 죽을 것인가라 하고는 입으로 절구 한 수를 읊었다.

 

영감이 있음 응보도 있는 법

이 이치는 본시 헛소리가 아니네.

은 나라 사람들도 귀신은 존경했다는데

귀신이 어찌 나를 속일 것인가.

 

임종 때 또 절구 한 수를 지었다.

 

옛사람의 글을 읽기 즐겨

살아온 햇수가 여든 해라네.

한 일이라고는 한 가지도 없으니

우직하기 나 같은 이 없으리.

 

죽자 초립에 포의를 입은 이가 허와 함께 다른 사람 꿈에 나타났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들이 가야의 후신이 아닌가 하고 의아해 했다고 한다. (무릇 허씨들은 대악의 후예다. 말하자면 허목이 그 성을 가지고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만약 너라면 믿겠는가. 夫許大岳之胤 意 許取其姓而用事耶 若爾則襯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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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處士許格 號滄海 少學詩於東岳 得其傳 崇禎丙子以後 遂停擧業 自稱大明逸民 足跡罕到城市 年八十餘 以壽終 其 春帖詩云 栗里陶濳宅 荊州王粲樓 眼前無長物 江漢一孤舟 李白軒景奭甞赴燕 以詩送之曰 天下有山吾已遯 域中無帝子何朝 節槩與詩格並高 臨沒盡焚其稿 題一絕曰 簇簇千峰削玉層 攸攸一水繞村澄 臨流故斫桃花樹 恐引漁郞入武陵 以見其志 孰謂今世有斯人耶

 

처사 허격은 호가 창해인데, 어려서 동악에게 시를 배워 그의 전인이 되었다. 숭정 병자년 이후에는 마침내 과거를 보기 위한 학업을 그만두고 스스로 대명일민이라 일컬었다. 발길이 성안에 도달함이 드물었는데 나이 팔십 남짓에 목숨이 다했다.

 

그가 쓴 춘첩시.

 

율리는 도잠의 집

형주는 왕찬의 누대

눈 앞에 큰 물건 없는데

강한에는 배 한 척 떠있네.

 

백헌 이경석이 일찍이 연경에 갈 때 시로써 전송했다.

 

천하에 산이 있어 나는 이미 숨었고

역중에 황제 없으니 그대 누구에게 조회하나.

 

절개와 시격이 다 높다. 죽을 때 그 원고를 다 불살라 버리고 절구 한 수를 지었다.

 

뾰족뽀족 수많은 봉우리 옥을 깎아지른 듯

유유히 마을 감싸고 흐르는 물은 맑기도 하네.

물에 와 일부러 복숭아 나무 꺾음은

어부를 무릉도원에 끌어들일까 저어해서라네.

 

그의 뜻을 알 수 있으니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는 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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